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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에세이

혼자 여행하기 쉽지 않은 이유

짧은 여정, 깊은 생각

by ㅇㅈㅇ

혼자 떠나는 여행은 나와의 대화,

둘이 떠나는 여행은 서로와의 대화이다


- 타네히시 폴 코츠


얼마 전 혼자 후쿠오카 여행을 다녀왔다. 짧은 2박 3일의 일정이었다. 왜 후쿠오카였을까? 도쿄, 오사카·교토, 홋카이도처럼 한국인들이 자주 찾는 일본 여행지에 비해 가깝고, 여행지로서의 매력도 충분했기 때문이다. 볼거리와 먹거리가 풍부한 곳이기도 하다.


여행을 다녀오고 나니 다시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아무리 가까운 일본이라 해도 해외여행 자체가 결코 쉽지 않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우선, 이동 시간이다. 인천공항에서 후쿠오카 공항까지 비행시간은 약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정도 걸린다. 하지만 나는 집에서 출발해 일본 호텔 방에 도착하기까지 장장 12시간이 걸렸다.


왜 이렇게 오래 걸렸을까? 이동 과정에서 대기 시간이 길었고, 특히 후쿠오카 지역의 뇌우로 인해 항공기가 김해공항으로 회항했다가 다시 출발하는 바람에 2~3시간이 추가로 소요되었다. 그나마 이 정도면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일본에서 호텔을 나서 집에 도착했을 때까지도 약 9시간이 걸렸다. 공항 이동 시 자차를 이용했고, 현지 숙소도 후쿠오카 공항에서 10~15분 거리에 있었으니, 나름 최적화된 일정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꽤 많이 들었다.


물론 출발지와 교통수단에 따라 소요 시간은 달라질 수 있지만, 이렇게 비행시간이 짧아도 이동 시간 자체가 상당하다는 점은 해외여행의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한마디로, 혼자 가볍게 떠나는 여행도 물리적으로 쉽지 않다는 것이다.


둘째, 활동의 제약이다. 최근 일본에 대한 호기심이 커져 특별한 계획 없이 그저 보고, 느끼고, 경험해 보자는 마음이 컸다. 다행히 그 목표는 충실히 달성되었다. 모든 것이 새로운 경험이었기에 좋고 나쁨을 떠나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새로운 활력을 얻은 기분이 들었다.


이번 여행을 통해 혼자 여행에도 확실한 장점과 단점이 있다는 걸 실감했다. 무엇보다 여행의 목적이 분명할수록 얻는 것도 많아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혼자 하는 여행의 장점도 많지만, 단점도 있었다. 군중 속에서 더욱 고립감을 느낄 때도 있었고, 함께라면 더 여유롭게 즐길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았다.


예를 들어, 둘이서 여행할 때는 사진을 찍는 시간이 더욱 효율적으로 활용되고, 함께 음식을 즐길 때 분위기가 살아난다. 혼자보다는 둘이 있을 때 더 많이 웃게 되고, 새로운 것을 더 과감하게 시도할 수도 있다. 물론, 이것이 혼자 하는 여행보다 나은 방식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여행의 목적에 맞게 다녀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을 홀로 원정 촬영하던 한 한국 남성 여행자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던 것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결국, 이제는 아무리 가까운 일본이라도 쉽게 떠나기는 어려울 것 같다. 혼자 떠나는 여행도 한 번 더 고민하게 될 듯하다.


그리고 역시 여행도 젊을 때 가는 게 맞는 것 같다. 왜인지 여행지에서 19살, 20살의 외국인 여행객들을 마주하면 부러움이 느껴진다.


하지만 이미 지나간 세월을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 남은 인생에서 후회 없는 선택을 하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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