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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에세이

나를 드러내는 일이 두려웠다

MBTI: I

by ㅇㅈㅇ

나는 성격상 남들 앞에 나서는 걸 잘 못한다.

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한꺼번에 쏟아지는 그 순간, 숨이 막힌다.

학창시절, 발표를 할 때면 손이 떨리고 목소리는 염소처럼 떨렸다.

그런 내 모습을 누구보다 내가 먼저 싫어했다.


특별한 트라우마가 있었던 것도 아니다.

다만, 완벽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던 것 같다.

실수하고 싶지 않았고, 잘못 말해 남들에게 웃음거리가 되는 건 더더욱 싫었다.


하지만 세상은 내 속도만큼 천천히 움직여주지 않는다.

회사에서, 사회에서, 때론 모두 앞에 서야 한다.

한 조직을 대표해서 말할 수 있어야 하고,

내 생각을 또렷이 전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이제는 안다.

이건 선택이 아니라, 반드시 마주해야 할 과제라는 것을.

실패하더라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건, 이제 나 자신이어야 한다.

단 한 번의 도전이, 또 다른 나를 만들 수 있으니까.


이제는 피하지 않기로 했다.

불편함을 견디고, 두려움을 끌어안고,

현실을 받아들이는 연습을 한다.

위로 올라갈수록, 더 많은 시선 앞에 서야 하니까.

나는 지금, 그 첫걸음을 딛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