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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에세이

페이스를 올려라

슬기로운 회사 생활

by ㅇㅈㅇ

무엇이든,

남들이 빠르게 가든 느리게 가든

나는 나만의 속도로, 나만의 길을 가면 된다.


누군가는 말한다.

"뭐가 그렇게 급하냐, 천천히 해라.

회사에 적응하려면 1년은 걸리는 거야."

틀린 말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나는 그런 마음이 아니다.

이직한 지 2주.

첫날부터 야근했고, 매일 하루하루를 버텼다.


스스로에게 물었다.

‘오늘, 정말 최선을 다했는가.’

솔직히 말하면, 아니었다.

한 98%쯤?

업무 중 딴짓도 했고,

주말엔 드라마와 예능을 보며 머리를 식혔다.

"죽기 살기로 하겠다"던 다짐이 무색해질 만큼.


그럼에도 일은 손에서 놓지 않았다.

TV를 보며 웃을 때조차, 머릿속엔 일 생각뿐이었다.

나름대로 의식하고 있었고,

어디서든 일을 붙들고 있었다.


왜 이렇게까지 하냐고,

왜 오버하냐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이제 시간이 많지 않다.

죽기 살기로 해야 하는 나이.


Live or die.

부모님께 말했다.

"이번엔 목숨 걸겠다. 승부를 보겠다."

그 말 그대로, 나는 지금 나 자신을 채찍질하고 있다.


그런데 문득, 주변이 보인다.

언덕을 내려오는 사람들.

하산하며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

나는 이제 막 언덕을 오르기 시작한 사람인데.


그들의 여유가,

그들의 배려가,

내 마음을 방심하게 만든다.

그 누구도 나에게 더 하라고 하지 않는다.

이미 충분히 잘하고 있다고들 말한다.


하지만 나는 안다.

아직 멀었다.

아직 부족하다.


계속 가야 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흔들림 없이,

정말 최선을 다하고 싶다.


그 끝엔 분명,

나를 기다리는 보상이 있을 거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