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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에세이

영어 자신감은 어디서 오는가

철저한 준비만이 살

by ㅇㅈㅇ

외국계 회사. 본사의 타운홀(Townhall) 미팅이 열렸다.

월 실적 발표부터 각종 지표 보고까지 이어지는 시간.

최소 부사장급 임원들이 직접 나와 설명한다.


다국적 기업답게 경영진의 국적도 다양하다.

대부분은 미국인. 그런데 에어팟 너머로 익숙한 발음이 들려왔다.

"어? 중국 사람인데?"

화면을 보니 그룹 재무 부사장. 이름을 보아하니 중국계가 맞다.


그녀의 영어는 유창하지 않았다. 하지만 막힘도 없었다.

그녀는 정확히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전달되었다.


잠시 뒤, 운영(Operation) 부문 부사장의 발표.

미국인, 원어민이다. 그런데 그의 목소리에 떨림이 느껴졌다.

숨이 가빠 보였고, 완벽한 발음임에도 내용이 귀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그 순간, 또 하나의 깨달음이 스쳤다.


회사에서 영어에 대한 ‘진짜’ 자신감은 어디서 비롯될까?

결국 핵심은 '언어'가 아니라 '내용'이다.


내가 발표하는 주제를 깊이 이해하고 있을 때,

예상치 못한 질문에도 당황하지 않을 만큼 충분히 고민했을 때,

내가 내뱉는 말이 내 머릿속에 분명히 자리 잡고 있을 때—

비로소 그 말은 내 것이 되고, 그 순간 긴장도 두려움도 사라진다.


철저한 준비가 답이다.

복싱에서 스파링 파트너가 중요하듯, 영어 발표도 연습 상대가 있으면 좋겠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회사에서는 대부분 너무 바쁘다.

결국, 나 홀로 연습해야 한다.


더 치열하게.

누구보다 스스로에게 엄격해야 한다.

내 말에 대한 자신감은, 결국 내가 나를 얼마나 준비시켰느냐에서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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