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버터포레스트 Sep 10. 2023

엄마는 왜 청소가 좋아?

왜 좋아하는지 알게 될거야


자취하기 전, 본가에서 살 땐 매일같이 청소를 하는 엄마를 이해하지 못했다.

엄마는 출근해서 퇴근하고 나서도 피곤했을 텐데 하루도 빠짐없이 청소를 했다.

지친 몸을 이끌고 이곳저곳, 구석구석 먼지를 잡아내고 걸레로 한번 더 닦고 난 후 

엄마는 그제야 소파에 앉았다.

'귀찮게 왜 하루에 한 번 청소를 하지?'라는 말을 달고 살았던 나에겐 이해할 수 없었던 일이었다.


자취를 하고 나니 엄마가 천천히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하나부터 열까지 내 손을 거치지 않으면 방의 구실을 하지 못하기에..


요즘은 퇴근과 동시에 청소기를 손에 들고 열심히 청소를 하는 나를 발견한다.

충전되어 있는 청소기를 분리 한 뒤, 입구부터 안쪽까지 먼지 하나 안 보이게 구석구석 청소기를 돌린다.

그 후엔 돌돌이로 마지막 먼지까지 싹 잡아 낸다.


들숨과 동시에 청소기를 다 돌리고 물건들의 자리를 찾아주고 나면 그제야 날숨을 쉰다.

"휴 청소 끝"


머리카락 한 올조차 용납하기 힘든 나 자신을 발견하면서, 엄마가 왜 그토록 매일같이 쓸고 닦았는지 이해가 가는 순간이었다. 



찬 바닥이 싫어서 매트를 깔아 둔 뒤로 더 열심히 청소를 하게 된다. 호텔 같은 느낌이 드는 매트는 발바닥에 닿는 좋은 촉감과 층간소음을 잡아주지만, 머리카락과 먼지가 보이지 않아 곤란할 때도 있다.

하지만 모든 것에는 장점이 있으면 단점이 있는 것처럼 양면성이 존재한다는 사실.


청소를 하면서 오늘 하루 나에게 있었던 스트레스도 함께 청소를 한다. 하다 보면 어느새 부정적인 감정은 사라지고 개운한 느낌만이 온몸을 휘감는다.

이런 개운하고도 스트레스가 없어지는 느낌은 겪어보지 않으면 느낄 수 없다.


이러한 감정 때문일까. 어느 순간부터 청소하는 게 부담된다는 생각이 없어졌다. 

엄마도 이 감정을 알기에 매일매일 청소를 하면서도 기분이 좋아 보였던 걸까? 자취를 하면서 많은 걸 깨닫고 알아가는 중이다.



오늘도 방 청소, 마음 청소 완료!



작가의 이전글 서른둘, 그렇게 자취를 시작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