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비빅"
아침 6시 30분, 알람이 여느 때와 같은 시간에 울리고 나는 잠에서 깬다.
일어나서 이불정리를 하고 잠시 눈을 감고 명상을 한다. 명상은 마음을 가다듬는데 좋은 행동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짧은 명상을 마치면, 냉장고에서 시원한 물을 한잔 따른 컵을 들고 책상 앞에 앉는다.
이제는 나와 떨어질 수 없는 책과 함께.
사실 어렸을 때, 나는 난독증이 있었다.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을 정도는 아니었지만,
책을 펴는 순간 책 안의 글씨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나를 혼란스럽게 했다.
'내가 단순히 어려운 책을 골라서 그런 거겠지' 생각을 했지만 도무지 글씨가 읽히지 않았다.
큰 글씨로 되어있는 저학년 책마저도 나를 혼란스럽게 했으니 말이다.
그 이후로 나는 자발적으로 책을 멀리했다. 12살, 17살, 20살..
대학생 때 가끔 발표를 하는 10분의 시간은 나에게 있어 10시간 같을 정도였다.
그렇게 오지 않을 것만 같았던 서른 살.
계획 없이 살다 보니 어느 순간 삶의 회의감이 찾아오면서 자기 계발, 동기부여 책 등을 찾아서 읽어보기
시작했다.
처음엔 10분 읽기도 힘들었다. 내가 읽을 때마다 글씨들이 내 눈앞에서 아른 거렸기 때문이다.
그래도 꾸역꾸역 내 삶을 바꿔보고자 천천히 읽기 시작했다.
5분, 10분, 30분, 1시간.. 점점 책을 읽는 시간이 늘기 시작했다.
물론 30분 읽기까지 한 달의 시간이 걸렸지만 말이다.
그렇게 한, 두 달 꾸준하게 하루에 한 번씩 읽다 보니 글씨들이 제자리를 찾기 시작했다.
'정말 꾸준히 해서 안 되는 일이란 없구나'라는 걸 다시금 느끼게 하는 순간이었다.
좋아하는 유튜버의 책이 출간 됐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서점으로 향했다.
서점은 언제 가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마법 같은 곳이다.
책이 좋아진 순간부터 서점에 들러 책을 보는 게 습관이 됐다.
새 책 냄새, 잔잔한 음악, 각자 자리를 잡고 책을 읽는 모습까지. 내가 서점을 좋아하는 이유다.
새 책을 들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집에 가서 3일 만에 완독을 했다.
이럴 수가.. 내가 책을 3일 만에, 그것도 완독을 했다니.
본가에 있었다면 주말에도 늦은 시간에 일어나 무언가에 홀린 듯 티비 앞으로 과자 하나 가지고 소파에 앉아 무의미한 주말을 보내고 있을지도 모른다.
반복되는 무료한 일주일이 계속되고 있었겠지.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혼자서 아침에 일어나 책을 읽고, 아침 운동을 하면서 또 다른 나를 만들고 있다.
우리에겐 불가능은 없다. 느리지만 꾸준히 하다 보면 어느새 익숙해진 내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러니 늦다고 그만두지 말고 천천히, 꾸준히 해보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