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쯤일까. 그룹 수업을 할 때 회원님들의 성함과 MBTI를 칠판에 적기 시작했다. 내가 먼저 MBTI를 궁금해하며 묻자, 회원님들은 재밌어하시면서도 그 이유를 물어보셨다.
사실,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건 아니다. 사람 얼굴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나에게, 회원님들을 조금 더 잘 기억하기 위한 방법이 필요했을 뿐이다. 친한 분들이 아니라면, 처음 오는 회원님들의 정보가 거의 없어서 더욱 기억하기 어려웠다. 그런데 MBTI를 물어보면 그분들을 떠올리기가 훨씬 쉬워졌다.
특히 ENFP 같은 MBTI는 주변에 많기도 하고, 특유의 ‘엔프피 느낌’ 덕분에 더 잘 기억에 남는다. 내 MBTI는 INFJ인데, 같은 유형이거나 비슷한 성향을 가진 분들은 더 잘 기억된다. 그리고 이유는 모르겠지만, 내 주변에는 유독 INTP 유형이 많은 것 같다.
이렇게 그룹 수업에서 매번 MBTI를 칠판에 적다 보니, 이제 웬만한 회원님들의 MBTI는 거의 다 외우고 있다. MBTI 맹신론자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어디까지나 회원님들과 조금 더 친해지기 위한 작은 대화의 소재일 뿐이다.
회원님들이 아니더라도,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MBTI를 물어보면 자연스럽게 그 이미지와 연결되어 기억에 남는다. 나만의 사람을 기억하는 방법인 셈이다.
수업이 주는 재미도 좋지만, 회원님들의 MBTI로 소소한 재미를 느끼는 것도 좋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