씩씩한 섬

by 빙수코치

최근에 인터뷰를 할 일이 있어 인터뷰어 두 분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두 분이 대화를 편하게 잘 이끌어 주신 덕분에, 내가 살아온 환경에 대해서도 자연스럽게 말할 수 있었다. 그러다 가만히 내 이야기를 듣고 계시던 한 분께서, 내게 마치 '씩씩한 섬' 같다고 하셨다. 난생 처음 들어보는 단어였다. '씩씩한 섬'이라니. 참으로 재미있는 단어가 아닌가. 나를 처음 본 타인이 내 삶에서 그런 이미지를 그렇게 느꼈다고 하는 게, 새롭고도 흥미로웠다. 내 사주에서도 '물 위에 떠 있는 나무 같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래서 저 표현이 제법 마음에 들었던 걸까.


나는 사주를 100% 신뢰하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는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사주는 가끔 재미로 보곤 하는데, 늘 듣는 말은 비슷하다.

'사주에 물이 많다.'

'나무 하나가 물에 동동 떠다니는 듯한 형태'

'역마살이 있다'

'남자가 없다.'


풀이하는 사람에 따라 약간씩은 다르지만, 전체적인 느낌은 비슷하다.


'신뢰를 중요시하고, 겉으론 차가워 보일 수 있으나 속은 따뜻하다.'

'의지가 강하고, 정의감이 있으며 똑부러지다.'

'감정 표현이 직설적이지 않고, 혼자 참고 견디는 경향이 있다'

이런 말을 자주 듣는다.


언젠가 챗GPT에게 재미로 받아 본 사주풀이에선 편재, 정관, 식신이 있어서 혼자보다는 사회적 네트워크 안에서 능력을 발휘할 때 빛나고, 올곧고 신뢰받는 이미지로 사회적 인정과 직책을 중요하게 여기며 창조성, 교육, 콘텐츠 제작에 강점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전반적인 해석은 이랬다.

'자기 삶을 개척해 나가는 똑부러진 리더형. 이성적이지만 따뜻한 내면을 가진 사람. 책임감과 도전정신이 강하며, 예술적 감각도 있다.'

'타인의 인정보다는 스스로 납득되는 가치를 추구한다'

'여성적인 부드러움과 강한 자기주장이 공존하는 스타일'

'조직 속보다는 자유로운 구조에서 더 성과가 나기 쉬움'

'글쓰기, 콘텐츠 제작, 기획, 교육, 상담, 트레이닝 등에서도 강점이 잘 발휘됨'

이런 내용을 보다 보면, 사람마다 각자 타고난 팔자가 있긴 있구나 싶다. 그리고 내가 나를 잘 알아야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다.


나는 늘 나에 대해 고민한다.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걸 하고 싶은 건지, 어떤 삶을 그리고 싶은 건지. 그런 생각을 하다 보면 끝없는 번뇌에 휩쓸리기 쉽다. 그럴 때마다 나를 붙잡아준 게, 글쓰기였다. 복잡한 머릿속과 마음속에 둥둥 떠다니는 것들을 하나둘 낚아채다 보면, 어느새 키워드가 떠오르고, 그 키워드들은 문장이 된다. 문장이 쌓이면 나만의 글이 되고, 그 글은 나의 철학과 가치관을 보여준다. 글을 적어 내려가다 보면, 나도 나 자신에 대해 더 깊이 들여다보게 된다. 그리고 나를 알아가는 이 모든 시간들은 누군가와 함께해도 좋지만, 어쩌면 결국은 혼자만의 고요한 시간 속에서 비로소 가능해지는 일이기도 하다.


아, 이래서 씩씩한 섬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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