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스레터
어릴 때부터 글을 좋아했다. 자기계발서나 에세이를 즐겨 읽으며 책을 가까이했지만, 소설은 왠지 쉽게 손이 가지 않았다. 대신 만화책은 늘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일상이 되면서부터는, 자연스레 웹툰의 세계에 빠져들었다. 웹툰은 줄글이 전해주는 매력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개그, 스릴러, 로맨스, 성장물, 학원물... 웹툰 장르는 크게 가리지 않는다. 스토리가 탄탄해도 좋고, 가벼워도 좋다. 그림체가 마음에 들면 더 좋지만, 취향이 아니어도 괜찮다. 결국 나를 사로잡는 건 작품 안에 담긴 작가의 철학과 세상의 이치다. 내가 추구하는 삶의 가치와 맞닿은 순간, 무언가 깊은 공감을 불러 일으키는데, 그런 작품은 현생에 치여 밀려버린 회차 속에서도 우선 적으로 챙겨 보게 된다.
그중 오랫동안 내 뇌리에 박혀 있는 작품의 명대사들을 소개한다.
1.
"자넨 처음 여기 와서부터 지금까지 늘 한결같았어. 배울 자세가 되어있고 나와 한 약속은 늘 지켰지. 말에는 항상 배려가 있고, 행동은 항상 신뢰가 가. 그건 쉽지만 쉬운 게 아니고 하고 싶다고 되는 것도 아니야. 어린 시절부터 부모님께 보고 배운 습관에서 비롯된 거지."
"사업이든 투자든, 직장이든... 모든 것의 기초는 예의와 매너야. 한 마디로 '덕'에서 출발한다는 거지. 그게 없으면 아무리 큰 업적을 쌓고 높이 올라가도 떨어져. 사람을 밟고 올라가서 이룬 성공은 밟힌 사람들에 의해 끌어내려지게 돼 있어. 어떻게든 법 사이를 비집고 이득을 볼까? 어떻게야 돈이 좀 될까... 사람의 욕망은 결국 끝이 없어. 신의를 지키고 통제할 줄 아는 것이 정신적 자유를 얻는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라고"
- 네이버웹툰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78화 中
2.
"여자친구니, 맏딸이니 나한테 어떤 역할이 주어지는게 싫어.
관계란건 힘이 든단 말이야.
그 관계가 깊은 사이일수록 더, 아주 성가시고 귀찮아져.
누군가의 기대에 부응하고 친절하게 대하는건.. 일만으로 충분해.
기대하고 기대받는거 지겨워. 다 귀찮아.
사랑에 그렇게 큰 기대를 걸만큼 애도 아니고, 더이상..."
연애는 절대 구원이 될 수 없어.
우리는, 받았던 상처들만큼 성숙해졌겠지만
그만큼이나 꿈도 꾸지 않게 되었다.
- 네이버웹툰 「아홉수 우리들」 中 -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는거야? 너처럼?"
"그냥 했어.
너도 알다시피, 내가 재능있는 편은 아니었잖아. 그냥 무작정 계속 그렸어. 무식하게 아무 생각없이
그러다 보니까 운좋게 좋은 기회가 생기더라?
한 번 생긴 기회가 두 번이 되고, 세 번이 되고."
- 네이버웹툰 「아홉수 우리들」 中 -
"냉소적으로 변하게 되는 건, 너무 쉬운 일이다.
화를 내고, 누군가를 미워하는 일도.
그러나 긍정적인 마음을 갖는 것은 엄청난 노력을 필요로 한다.
우린 무기력해지기 쉬운 나이니까, 곧잘 쉬운 방법을 택한다.
그래서 우리는 매일매일 나에게도 남들에게도 친절해지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사랑할 용기와, 사랑받을 자기애 또한 배워나가야만 한다.
우린 슬프게도 사랑하는 방법에 대해 아는 것이 없으니까.
희망에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우리는 반드시 해내야만 한다."
- 네이버웹툰 「아홉수 우리들」 中 -
3.
"시간은 남이 만들어 주지 않아"
"결국 너의 선택은 네가 한 거야"
"사람은 누구나 죽어"
"기회를 주어도 상대방 입장은 안중에도 없고 자기 멋대로 판단하고 결론 내버리지."
" 제가 화염속에 놓고 온 그것이 사람이었나요? 물건이었나요? "
네이버웹툰 「죽음에 관하여」 中
웹툰은 단순한 재미를 넘어, 내 삶에 가치관을 정립하는 데에도 도움을 주었다. 어떤 대사는 오래도록 내 마음에 남아 다시 읽게 만들고, 단행본 소장까지 하게 만든다. 결국 내가 웹툰을 사랑하는 이유는, 그 안에서 삶을 조금 더 단단하게 살아갈 힘을 얻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