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스레터
*먹는 감 아님
왜, '감'이 중요하다고들 하지 않던가. 운동할 때, 그림을 그릴 때, 악기를 다룰 때, 운전을 할 때도.
나는 '실전'과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다. 머릿속으로 상상하고 설계하는 걸 제외하면, 어떤 일에 대한 능력치가 쌓이는 일은 경험을 토대로 만들어진다. 사회생활도 마찬가지다. 신입사원보다 직급이 높은 상사의 노련미, '짬바'는 따라잡기 힘들 듯 말이다. (물론 아닌 사람도 있겠지만)
긴 연휴를 이용해 1종 대형면허 취득을 위해 운전면허학원에 등록했다. 보통은 목적이 있어서 취득한다는데, 나는 취득 목적이 크게 없었다. '그냥'이었다. 이전부터 해보고 싶었는데, 마침 시간이 나서 해본 것뿐이다. 먼 미래에 버스를 몰 수도 있는 거고... 겸사겸사.
운전이야 지루할 틈 없게 승용차, 승합차 모두 몰아봤지만 버스는 정말 달랐다. 나름 공간 감각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경험해보지 못한 큰 차를 운전하려니 여간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운전도 결국 '감'이다. 하다보면 능숙해진다. 처음엔 오랜만에 만난 클러치와 제법 낯을 가렸지만, 이내 강사님의 애정 담긴 샤우팅 덕분에 금방 정신이 차려졌다. 강사님께서 핸들 돌리는 감각, 클러치 밟는 감각을 직접 손과 발로 익히게 해주시니 금방 몸에 배었다. 첫날엔 기능 3시간이었는데, 자꾸 감점이 되는 부족한 코스 위주로 집중 교육을 받았다. 그 덕분에 강사님이 도움을 많이 주시긴 했어도 첫날 만에 기능시험 합격 화면도 구경해 볼 수 있었다.
태권도도 그랬다. 발차기를 아무리 많이 연습해도, 결국 상대와 겨루기를 해봐야 한다. 시합을 나가 보고, 실전 경험을 쌓아 봐야 '감'이 생긴다. 발차기를 아무리 잘 차도, 경기 운영을 해본 경험이 적다면 시합을 잘 풀어나가기 힘들다. 물론 기본은 중요하다. 하지만 기본과 이론만으로는 실전에서 어렵다. 뭐든지, 직접 부딪혀 봐야 실제 경험에서 얻는 감각, 경험치를 쌓을 수 있다.
인생도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일도, 운동도, 사회생활도, 관계도. 결국 ‘실전’에서 배우는 일이다. 물론 책으로 배운 지식도 중요하지만, 머리로 아는 것과 몸으로 익히는 건 다르다. 감은 그 둘이 만나야 비로소 완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