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스레터
트레이너 생활 7년 차, 서울로 온 지는 어느덧 4년 차. 한때는 시간이 빨리 지났으면 좋겠다 생각했던 마음이 무색하게도, 언제 이렇게 시간이 흘렀는지 모를 일이다.
신년이면 다들 목표를 세우듯, 나도 그러했다. 그전까지만 해도 장기 목표는 여성 전용 PT샵을 오픈하는 것이었는데, 벌써 안핏이 오픈한 지 1년이 다 되어간다. 그리고 그날의 목표이자, 매번 다짐하는 건 회원님들 수업에 최선을 다하기,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고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수업하기ㅡ였더랬다. 올해 세웠던 목표 중에는 월 평균 수업 100개 정도 유지하기, 다치지 않기, FRC 자격증 따기, 종이책 출간...이 있었다. 생각해 보니 올해 목표로 세운 것들도 대부분 이루었다. 그런데 뭐랄까, 목표를 달성하면 기쁠 줄 알았는데.
무언가 헛헛하고, 고장 난 나침반처럼 갈피를 잡기가 어렵다. 어쩌면 사는 게 제법 살만해진 건지도, 아니면 내가 복에 겨운 소리를 하고 있는 걸지도.
사람에 금방 질려 하고, 이제는 실수나 부족한 것에 대해 인색하다. 성격 탓도 있겠지만 나도 점점 나이 먹고 있는 건가 싶기도 하다. 아무래도 지금의 위치가 더 많은 책임을 져야 하는 무거운 자리임을 느끼기에 더 그럴 테다. 직원처럼 일이 힘들다고 쉽게 그만둘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내가 하고 싶다는 이유로 무책임한 행동을 벌일 수도 없지 않은가. 물론 그런 행동이나 태도를 제일 싫어하기는 하지만.
사업을 하다 보면 필연적으로 많은 이들을 만나게 된다. 좋은 이들도 많지만 나와 결이 맞지 않는 이들도 있다. 그러다 보면 점점 사람에 대한 기대는 낮아지고, 실망하고, 결국 사람은 고쳐 쓰는 게 아니라는 결론에 도달하기도 한다. 언젠가 글쓰기 워크숍에서 들었던 말이 생각난다. 인류애가 떨어지는 시기는 내가 지치고 힘든 시기일 수 있다고. 요즘 이상한 초가을 날씨 탓인지, 목표가 사라져 갈피를 잡지 못한 내 마음 탓인지, 참 변덕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