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동 나들이

#빙스레터

by 빙수코치

화요일, 기후동행카드가 끝났다. 수요일 밤, 어플에 들어가 재결제를 하려는데 결제 버튼을 누르기 직전 잠시 망설여진다. 검색창에 '내일 날씨'를 쳐본다. 오늘보다 기온이 높단다. 내일은 맑고 따뜻하겠군. 간만에 전기자전거를 타고 출근해야지. 기후동행카드는 내일모레부터 개시하는 걸로.


목요일 아침, 일어나 하늘을 보니 역시 맑고 푸르다. 날이 좋으니 오늘은 수업 끝나고 잠시 성북동 나들이를 가볼까. 언제였더라, 우연히 인스타 피드에서 '돌고돌아성북천'에서 '조셉의커피나무'를 소개하는 게시글을 보았다. 나는 원래 지도에 빙수 말고는 저장을 많이 해두지 않는 편인데, 이곳은 왠지 느낌이 좋아 마침 저장을 해둔 참이었다.


안핏에서 성북동까지는 그리 멀지 않은 거리지만 걷기엔 애매하고, 대중교통도 애매하다. 딱 전기자전거 타고 가기에 알맞달까. 자전거로 10분도 채 안 걸려서 회원님께 추천받았던 '금옥당'이라는 빙수집을 가본다. 기본 빙수를 먹을까, 다른 빙수를 먹을까... 고민 끝에 '레몬진저빙수' 주문. 상큼한 레몬과 안동 생강이 들어갔단다. 조그만 레몬 시럽도 같이 주셨는데, 고운 얼음에 조금씩 뿌려 먹으니 제법 괜찮다. 다음엔 기본 빙수를 먹으러 와봐야지.



이제 자리를 옮겨 '조셉의커피나무'로 향해본다. 소개글만 봤을 때도 느낌이 좋았는데, 실제로 와보니 세월이 느껴지는 커피숍의 분위기가 퍽 마음에 든다. 역시, 나는 세월이 지나 닳고 빛바랜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옛것'이 취향이다. 오래된 나무 냄새, 풀 냄새, 커피 향. 그리고 도시와는 대비되는 조용함과 복작거리지 않는 한가로움.



주차장에 전기자전거를 두고 커피숍에 들어와 메뉴판을 본다. 커피 농도도 연한 맛부터 진한 맛, 특별 주문까지 총 다섯 단계로 세분화되어 있다.



오늘 아침엔 메가커피 대신 스타벅스를 다녀왔기에 연한 커피로 주문한다. 실내보다는 실외가 좋을 것 같아 테라스에서 바람 솔솔 맞으며 하늘을 본다. 멍 때리기에 여간 좋은 곳이 아니다. 이런 곳을 이제서야 알았다니.



멍 조금 때렸다고 아껴 마시려던 커피가 그새 식어 있다. 아, 조금 더 여유를 느끼고 싶건만. 벌써 수업하러 돌아가야 할 시간이다. 성북동 나들이 클래스라도 열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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