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2 빙수코치의 바디 토크> 기획 배경
#빙스레터
나는 7년 차 트레이너다. 초보라 하기에도, 전문가라 하기에도 참으로 어중간하지 싶다. 개인적으로 '전문가'라는 소리를 들으려면 최소 10년 이상은 깊게 파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꼰대라서 그렇다.)
어렸을 때부터 운동을 좋아했고, 자연스레 체대를 나오며 트레이너 일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오래 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트레이너는 신체 뿐 아니라 '사람' 자체에 대해서도 깊이 이해해야 하며, 단순히 몸을 다루는 일이 아니라 마음까지 들여다보는 고도의 전문직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진입 장벽이 낮은 만큼 공부하지 않는 트레이너도 많다 보니, 인식이 좋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하고 있는 이유는 나를 꾸준히 찾아주시는 회원님들 덕분이다. 회원님들의 건강이 눈에 띄게 좋아지는 과정을 옆에서 함께 한다니, 이 얼마나 뿌듯하고 감사한 일인지.
장애인 체육회에서 일하며, 저녁에 트레이너 일까지 투잡을 하던 시기가 있었다. 그 무렵 번아웃이 왔고, 우울증이 찾아왔다. 그때의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마치 끝없는 심해로 가라앉는 듯했다. 죽고 싶어도 죽을 용기는 없어서, 꾸역꾸역 버텼다. 정말 죽지 못해 살았다.
이 얘기를 꺼낸 건 동정을 바라는 마음도, 관심 받고 싶은 것도 아니다. '그 시절의 나'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다. 그리고 내가 이번 행사를 열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조금씩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었던 건 병원에 다니며 약을 복용하고, 운동을 통해 사람들과 교류하면서부터였다. 사람들과 함께 땀 흘리고, 운동 끝나면 맥주 한 캔 마시며 수다 떨던 시간들. 그들과 함께 운동 관련 행사에 참가했던 경험들이 지루하고 의미 없던 내 삶에 조금씩 생기를 불어넣기 시작했다.
마치 회색에서 다채로운 색으로 서서히 번져가듯이.
특히 여성들과 함께 운동하던 순간들이 내게 큰 위로가 되었다. 그들은 내 사정을 몰랐고, 직접적인 위로를 건넨 적도 없었다. 그런데도 그들과 보낸 시간 속에서 나는 묘한 안도감과 공감을 느꼈다.
운동이 전부라고 말하고 싶진 않다. 힘들 땐 아무것도 하기 싫은 법이니까. 누구보다 깊이 공감한다. 하지만 나는 여성들과의 그 순간들을 통해 용기를 얻었다. 삶을 지속할 수 있었던 힘은 그렇게, 작은 시간들이 겹겹이 쌓여 만들어진 것이었다.
그래서 이번 11월 22일에 진행하는 ‘빙수코치의 바디 토크’에도 그런 순간이 깃들길 바란다. 운동을 하며 몸의 감각을 깨우고, 함께 대화를 나누며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지는 시간. 그런 경험이 누군가에게 작은 위로가 되었으면 한다.
날이 많이 추워졌다. 계절이 바뀌는 시기라 그런지 날씨도, 마음도 심란하다. 해도 짧아진 탓에 어둑한 하늘 아래 집을 나서고, 여전히 어두운 하늘일 때 돌아온다. 호르몬의 영향을 받는 여성들에겐 유난히 쉽지 않은 시기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들이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며 공감하고 위로받을 수 있는 시간들이 많아졌으면 한다. 이번 행사가 그 시작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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