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스레터
좋아하는 것에 대해 몇 가지만 꼽자면, 운동, 빙수, 여행이다.
운동과 빙수는 이미 '빙수코치'로 닉값을 하고 있는 것 같으니 생략하겠다. 아마 역마살이 있어서일까, 별다른 계획 없이 혼자서 배낭 하나 메고 훌쩍 떠나는 여행을 좋아한다. 20대 때는 해외로 배낭여행을 꽤 다니기도 했다.
지금도 여전히 여행은 좋다. 다만, 해야 하는 일들과 우선순위가 있기에 예전처럼 쉽게 떠나지는 못하다 보니 자연스레 뒷전이 되었다.
그러다 최근에 고즈넉한 곳으로 잠깐 여행을 다녀왔다. 자연 속에서 혼자 있는 시간은 시끄럽던 머릿속을 잠시나마 비워주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바람 소리와 새소리만 들리던 곳에서 다시 서울로 돌아오니 도시의 소음과 수많은 자극이 금세 그 자리를 채워버린다.
어릴 때처럼 마음 먹으면 바로 떠나던 시절과 달리 지금의 우리는 책임질 것들도, 해야 할 일들도 점점 늘어난다. 그래서일까, 가끔은 무언가를 놓치고 있는 것 같은 묘한 허전함이 들 때가 있다. 그럴 때 잠깐 멈추고 환기할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저번 주에 새벽 수업을 마치고 회원님과 잠시 좋았던 여행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코치님은 여행지 중에 어디가 제일 좋으셨어요?"
회원님의 물음에 바로 스위스라고 답했다. 스위스를 가보기 전에도, 스위스를 다녀온 후에도, 그리고 지금까지도 나는 한결같이 스위스였다. 사진으로는 절대 담기지 않는, 그 대자연이 주는 압도감이란.
과거의 추억은 현재를 살아가는 힘이 된다고 하던가. 어렸을 때 많이 다녔던 여행은 지금의 내가 살아가는 데 꽤 큰 힘이 되는 것 같다. 특히 대자연 속에 있으면 인간은 한낱 미물에 지나지 않는다는 게 느껴진다. 그리고 그 속에서 도시의 소음과 차단된 채 걷다 보면 묘하게 마음이 차분해지고, 머리가 맑아지며, 생각이 가벼워진다.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는 현대인들에게 환기는 중요하다.
무언가 답답할 땐 잠시 여행을 다녀오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