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마발 Dec 15. 2021

내 나이 29, 첫 취직에 성공했다.

셋이 모여 202! 13화

기대하던 결과를 얻지 못했기에 오래 고민하던 취직을 하기로 결정하고 총 다섯 곳에 이력서를 넣었다.

이력서를 보내고 연락을 기다리는 동안에도 끊임없이 구직 사이트를 뒤적거렸고, 어디를 더 넣어볼까 고민했다.

그러다 한 회사에서 면접을 보러 오라는 연락을 받았다. 내가 쓴 자소서가 너무 못 쓴 자소서라 아무 곳에서도 연락이 없으면 어쩌지 싶었는데 다행이면서도 면접은 처음이었기에 걱정이 앞섰다.


열심히 이력서를 쓰는 모습, 컨셉 아니다.


차를 타고 회사까지 가는 내 머릿속에는 어떤 질문이 나올까 하는 생각으로 가득 찼다. 미리 이런저런 질문들을 예상해봤지만 보기 좋게 빗나가 실수하지는 않을까 싶었다. 큰 회사였고, 빨리 취직을 했으면 했기에 더욱 신경이 쓰였다. 면접을 본다고 하니 단골 미용사 선생님께서 세팅해 준 어색한 머리만 연신 만져 댔다.

면접은 1대 다수였다. 한 분이 더 들어오신다고 했는데 일정 문제로 두 분의 면접관님과 면접을 진행했다. 내가 예상했던 질문이 나오기도 했고, 예상하지 못한 질문이 나오기도 했다. 간혹 웃음이 나오기도 했기에 전체적으로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던 것 같았다.

면접을 준비하면서 조금 못하는 것도 할 수 있다고 포장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래서 어떻게 포장을 해야 할지 고민을 하기도 했는데 결국 나는 하나도 포장을 하지 않았다.

할 수 있는 일은 할 수 있다고 말했고, 잘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말했다. 면접에 떨어질 수 있겠지만 채용된 후에 들통나는 것보다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약 20~30분가량의 면접이 끝나고 차에 앉으니 더 준비하지 못한 것만 생각났다.


저런 멋진 건물에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이 멋져 보였다.


면접을 보고 난 주 안에 연락을 준다고 했던 회사에서는 금요일까지 연락이 없었다. 대신에 다른 회사의 면접이 잡혔고, 선행과제가 있었기에 ‘떨어졌으면 말이라도 해주지.’하며 주말 동안 새 면접을 준비했다.

하지만 막상 월요일 오전이 되니 두 번째 회사는 별로 면접이 보고 싶지 않았다. 뭐랄까… 그냥 느낌이 별로였다. 회사를 다녀 본 적도 없는 내 예상이 틀릴 가능성이 크겠지만 면접을 보러 오라는 전화를 받았을 때부터 그다지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두 번째 면접을 취소했다.


두 번째 면접을 거절한 후 눈높이를 낮춰서 조금 작은 회사에도 지원을 해야 하나 생각하며 고민에 빠져 있을 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첫 번째로 면접을 본 회사였다.

내부적으로 논의를 거치느라 늦게 연락하게 되어 미안하다며 채용이 확정되었다는 말을 들었다. 사실 약속한 시간보다 늦게 연락을 주었기에 기분이 조금 나쁘기도 했고, 기다리던 다른 회사들도 있었지만 여러 가지 사안을 고려해 다음 주 월요일부터 출근을 하기로 했다.


기대하던 첫 취직이 결정되는 순간이었다.


예상보다 빠르게 취직이 되었기에 너무 기뻤다. 그동안 욱작가와 썸머와 함께 고생했던 날들이 헛된 시간이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그 시간들이 아니었다면 아마 첫 취직은 쉽지 않은 도전이었을 거다. 조금은 내가 쓸모 있는 사람이 된 기분이 들었다.

첫 출근 날짜가 결정되니 잘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들기도 하고, 기대가 되기도 하는 오묘한 감정이 느껴지기도 했다.

앞으로 출근을 하게 된다면 더 바빠질 것 같다. 출퇴근 시간도 굉장히 긴 편이고, 개인 작업을 소홀히 할 수도 없다. 특히 초반에는 적응하기 위해 더 바삐 움직여야 할 테니 쉽지 않은 나날들이 이어질 테지만 그래도 첫 도전은 두근두근하다.


월급을 잘 모으면 한강뷰 집을 살... 수 없다.


이번에 구직활동을 하다 보니 취업이라는 것이 정말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소서를 쓰는 것부터 알맞은 회사를 찾고, 면접을 보는 모든 과정이 쉽지 않았다. 주변에서 많이 도와주었기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친구나 지인들이 취업을 준비하면서 힘들어하는 모습들도 많이 보았다. 서류에서 탈락하거나, 면접에서 떨어지거나, 만족스러운 연봉과 근무환경을 제공하는 회사가 없거나 하는 것들 때문에 말이다.

사실 전에는 언론에서나 주변에서 취업이 힘들다는 이야기를 하면 그냥 그렇구나 했었는데 직접 경험해보니 정말 많은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일이었고, 참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지금도 수많은 사람들은 사회의 구성원이 되기 위해 구직활동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을 것이다. 그 모든 사람들이 원하는 곳에 취업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모두 파이팅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하고 싶은 일만 하며 살 수 없잖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