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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마발 Apr 07. 2022

8 LAP:그래서 무슨 차를 사지?

그냥 운전이 좋아서 11화

3개월 정도 대기하던 GV70의 계약은 계약금 50만 원을 환불받고 끝이 났다. 이젠 정말 다른 차를 찾아야 했다. 그동안 봐 온 수많은 유튜브들 덕분에 내 머릿속에는 다양한 차들이 떠올랐다. 세상은 넓고, 이쁘고 멋진 차는 많다. 하지만 내가 가진 돈은 한정적이었기에 몇 가지 기준을 명확하게 정했다.


-실 구입 가격이 5000만 원 초반 또는 그 이하 일 것.

-순정 배기음이 들리는 고성능 차량일 것.

-개성이 넘치는 차량일 것.

-콘텐츠로서 가치가 있을 것.

-최대 2달 안에 차가 나올 것.


위와 같은 조건으로 그에 걸맞은 차를 찾기 위해 열심히 유튜브와 커뮤니티를 뒤적거렸다. 그렇게 몇 대의 후보 차량들이 물망에 올랐다. 지금부터 하나씩 녀석들을 소개해 보려고 한다.


1. 현대 벨로스터 N / 아반떼 N / 코나 N

아주 착한 가격을 가진 녀석들이다. (출처:현대자동차 공식 홈페이지)


가장 먼저 물망에 오른 세 차들이었다. 카본 패키지라는 사치 옵션을 넣어도 5000만 원이 넘지 않는 가격에 평균 280마력에 준하는 고성능, 게다가 빵빵한 팝콘 사운드까지. 가장 내 기준에 알맞은 차들이었다.


국내 출시 첫 번째 N. (출처:현대자동차 공식 홈페이지)


국내에 출시한 현대의 첫 번째 N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벨로스터 N은 오랫동안 해치백을 좋아하던 나에게는 딱이라는 생각이 드는 차였다. 게다가 수동 옵션도 선택할 수 있었기에 운전의 재미를 더 느낄 수 있다는 수동에 도전해볼까 하는 도전의식도 불러오는 차였다. 다만 첫 번째 N이어서인지 현재 내 차인 아방이와 크게 다를 것 없는 실내 디자인과 공간이 다소 아쉬웠다. 출시된 지 시간이 좀 지나서인지 양카라는 이미지가 붙은 점도 꺼려지는 이유 중 하나였다.


오빠 병X이야? 라는 유행어를 만든 N. (출처:현대자동차 공식 홈페이지)


아반떼 N은 최근 풀체인지 된 아반떼 CN7을 기반으로 만들어졌기에 세 N들 중에서 가장 최신 플랫폼과 디자인, 옵션까지 두루 갖춘 차였다. 벨로스터 N과 코나 N에 비해서 쾌적한 뒷자리를 제공한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현재도 아반떼를 타고 있었기에 괜히 아반떼에서 또 아반떼?라는 생각에 쉽사리 엄두가 나지 않았다. 게다가 세단은 타봤으니 또 타고 싶지 않았다.


세 N들 중 가장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N. (출처:현대자동차 공식 홈페이지)


벨로스터 N과 아반떼 N에서의 아쉬움을 달래줄 수 있는 차가 바로 코나 N이었다. 현대의 소형 SUV 코나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이 녀석은 SUV라고 불리지만 N이라는 브랜드를 달면서 차체도 낮아지다 보니 조금 뚱뚱한 해치백의 이미지가 더 느껴졌다. 그래서 좋았다. 벨로스터에서 부족하다 느꼈던 공간의 활용성도 훨씬 뛰어났다. 전국에 몇 대 없는 전시차를 찾아 택시를 타고 실물을 보기도 했던 차였다. 그만큼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2. 기아 스팅어

단종 소식이 들려와 참으로 아쉬운 녀석. (출처:기아자동차 공식 홈페이지)


GV70을 기다리던 시절 회사 점심시간에 차 구경하러 들렀던 기아 전시장에서 만나 전시차 견적까지 뽑게 했던 무시무시한 녀석, 기아의 역작 스팅어다. 스팅어의 장점은 단연 디자인이었다. GT카라는 이름에 걸맞게 뒷유리까지 시원하게 오픈되는 트렁크와 유려한 디자인을 가진 전면과 후면부, 3.3T 엔진을 선택하면 얻을 수 있는 뛰어난 가속력까지. 참으로 멋진 차임이 분명했다. 다만, 3.3T 엔진에 옵션을 넣어보니 5000만 원이 넘는 가격이 부담스러웠다. 외제차도 충분히 노려볼 수 있었기에 고민을 많이 하게 만드는 녀석이었다.


3. 미니 해치백 JCW

JCW 실물은 처음 봤는데 너무나 매력적이다.


차에 관심도 없던 내가 유일하게 이쁘다고 생각했던 차가 바로 미니였다. 특유의 개성 넘치는 디자인은 내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미니는 핸드폰으로 치면 블랙베리 같은 브랜드였다. 이쁜 쓰레기라는 별명이 붙은 이 가성비 떨어지는 녀석은 내 장바구니에서 쉽게 탈락했었다. 그러다 JCW를 알게 되고 다시금 미니에 대한 관심에 불이 붙었다. 작은 체구에서 뿜어내는 230마력의 힘과 가벼운 차체 덕분에 얻을 수 있는 가속력, 고 카트 필링을 느낄 수 있는 차였다. 시승도 잠깐 해봤는데 생각보다 우렁차면서도 거슬리지 않는 배기음은 정말 매력적이었다.


4. BMW M135I

해치백을 좋아한다면 누구나 갖고 싶어 하는 차가 아닐까? (출처:BMW 공식 홈페이지)


해치백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 고민했을 명차 BMW의 1 시리즈다. 그중에서도 M135i는 가장 세련된 디자인과 외제차 치고는 풍부한 옵션을 가지고 있는 차였다. 차량 가격은 5800만 원 정도였지만 BMW 하면 할인! 게다가 비인기 차량이라 그런지 요즘 같은 시대에서 나름 많은 할인을 받을 수 있었다. 실제로 매장에서 가서 실물을 보지는 못했지만 같은 엔진을 사용하는 M235i와 120d 모델로 실제 사이즈나 디자인을 유추해볼 수 있었다. 충분히 매력적인 차라고 느껴졌고, 딜러의 화려한 언변까지 겹쳐 50만 원 계약금을 넣어버린 차였다. 다만, 2개월 이상 걸릴 수 있는 대기기간과 할인을 많이 받아도 5200만 원 정도 되는 가격에 고민이 되었다.


사실 내가 세운 기준을 앞서 나열했지만 그에 맞지 않는 차종들도 열심히 뒤적거렸다. 다만 그 녀석들에게서는 쉽게 마음을 돌렸다. 조금 더 성장해서 내가 더 편하게 차를 구매할 수 있는 여건이 된다면 그때 다시 노려보자 하는 마음이었다.

수천만 원에 달하는 몸값을 가진 녀석들이다 보니 신중하게 고르는 것이 맞으면서도 이건 너무 오버하는 거 아닌가 싶을 정도다. 이젠 정말 차를 살 때다.


…그래서 도대체 무슨 차를 살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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