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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마발 Jun 29. 2021

전시회를 마치며. by SUMMER

셋이 모여 202! 5.5화

<전시 그림의 기원>

이번 전시의 그림의 기원에는 두 개의 출발점을 두고 있다. 그 처음 시작은 할머니 집의 자개 화장대의 조그만 나비 모양 장식이다.


조그만 수납공간의 여닫이문의 테두리 장식 그중에서도 작은 크기의 그 나비는, 정말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무심하게 지나쳐 버리다가 학교를 떠나 상경했지만 아무 성과도 이루지 못한 나의 어두워지고 좁아진 마음을 알아채듯 나를 향해 빛을 내었다.


그 이후로 나의 나비는 나의 어두운 마음에서 빛을 내는 등대가 되었다.


두 번째 시작점은 2019년에 있었던 아트페어에서 시작한다. 친구의 권유로 처음 아트페어를 가게 되었고 큰 규모의 페어였기에 수많은 작품들을 관람하던 중 페어 안에서 따로 준비된 특별전을 관람하게 되었고 그 안의 작품들 중 박노식 화백의 "만물생광휘"라는 작품은 나에게 큰 울림을 주는 두 번째 시작점이 되었다.


그림 제목의 의미:모든 것은 다 빛을 낸다는 말은 나의 마음속에만 나비가 있는 것이 아닌 모두의 마음속에 저마다의 나비가 빛을 내고 있지 않을까, 아직 그 빛을 보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발전해 나의 작품관을 확장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나의 그림 중 초록색 사슴 두 마리가 우주를 가로지르는 그림은 박노식 화백의 "만물생광휘"의 오마주이다.




세 번째 전시가 끝이 났다.

처음 전시를 기획한 순간부터 마지막 날까지 도달하는 과정의 거의 모든 순간에 내가 있었기 때문일까, 유독 이번 전시는 내 인생의 한 단원이 끝나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아쉽지만 후련하고 편안하지만 찝찝한 이 마음이 싫지만은 않다.


사실 이 전시는 나의 욕심에서 비롯되었다. 그 욕심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과 돈을 끌어들이고서 나는 내 방식을 고집했고 내 방식이 옳다고 나 자신에게 되뇌었다. 그리고 내가 틀렸다는 것을 깨닫는 건 얼마 걸리지 않았고 가족 같은 친구들에게도 실망을 주었다.


그럼에도 나에게 힘을 주고 응원해 주며 결국 전시는 괜찮은 반응을 얻었고, 무더운 날씨에 전시장에 두꺼비집이 내려가 에어컨을 켜지 못한 채로 전시장을 지킬 때도 항상 설레었다.


마지막으로 이 불완전한 나를 인정해 주고 중심을 잡아주는 나의 친구들, 나의 살점 같은 그림들을 좋아해 주고 관심을 주며 공감해 준 많은 사람들 모두 진심으로 감사하고 건강하기를 바랍니다.


(전시회 메인 작가 202STUDIO 썸머가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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