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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또 제주(4)

한림에서 4일차-1월 12일 일요일

by 풀잎소리

3년 정도 성당에 가지 않았다. 바쁘다는 핑계로 가지 않았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내가 원하는 것을 들어주지 않는 신이 원망스러웠다.

그러나 나는 안다. 내가 노력하지 않았기 때문에.. 내가 부족했기 때문에 잘 되지 않았다는 것을…

한림 숙소를 검색하면서 숙소 근처 성당도 검색했다.

차로 5분도 안되는 거리에 한림성당이 있었다. 일요일은 10시 미사가 있었다. 그런데 일요일은 약속이 있어 토요일 저녁 7시 30분 미사에 갔다.

30분 정도 일찍 갔다. 긴 냉담 후 고해성사를 하기 위해 일찍 갔다.

신부님한테 솔직하게 성당을 찾지 않은 이유를 말했고, 신부님은 따끔하게 나를 혼냈다.

사람들은 생각한 것이 잘되면 본인이 잘해서 결과가 좋다고 생각하고, 일이 잘 안되면 남탓, 환경탓, 결국 하느님 탓을 한다고 말씀하셨다.

알고 있다. 나도 알고 있다. 하지만 신부님이 하시는 말씀 새겨 듣고 미사를 봤다.

오랫만에 느끼는 성당 분위기… 미사곡… 갑자기 울컥하는 감정이 들어 눈물이 고였다.

이제 주말마다 성당에 가야겠다. 무언가를 원해서 기도하러 가는 것이 아니라 그냥 가고 싶다.

퍙화를 비는 시간에 성당에 오신 형제, 자매님들에게 ‘평화를 빕니다’라고 웃으며 나누웠다. 나의 평화, 이웃의 평화를 비는 이 순간에는 저절로미소가 지어진다.

오늘 나는 다시 평화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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