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에서 26일차-2월3일 월요일
오랜만에 집이 북적북적하다.
다들 거실에 모여서 15분 스트레칭을 유튜브를 통해서 따라 했다.
나도 거기에 잠시 참여했다가 씻으러 갔다.
너무 웃겨서 사진을 찍었지만 다들 사회적 지위가 있어서 사진은 생략~
친구라고 했지만 정확하게는 직장 동료들, 10년 전에 함께 3학년 담임을 하면서 끈끈해진 우리.
다들 나보다 어리지만 경력은 비슷하거나 더 많다. 그래서 처음 고3 담임을 하면서 큰 도움을 받았다.
특이하게 나만 수학교사이고 나머지 셋은 국어교사다.
올 3월부터는 넷이 모두 다른 곳에서 근무하겠지만 이번처럼 종종 만나서 수다도 떨고 가벼운 산책도 할 것이다. 같이 있으면 그저 즐거운 사이.. 나이가 모두 다른데 공감대를 유지하면서 만남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
아점으로 한림칼국수에서 보말 칼국수와 보말죽을 먹고 신화월드 안에 있는 가구 편집샵에서 소품과 가구를 구경했다. 동생 중 한 명이 꽈배기 장인이 판매하고 있는 꽈배기를 맛보고 싶다고 해서 남원읍에 있는 백한철 꽈배기 집에 갔다. 먹을 수 있는 공간이 없는 곳이라서 이것저것 종류대로 주문했다. 포장한 꽈배기를 가지고 위미리에 갔다. 왜냐하면 내년 제주 한 달 살기는 따뜻한 남원읍에서 하고 싶어서 숙소를 찾아보다 위미리에 있는 독채 숙소를 미리 보고 싶어서 가봤다. 그런데 너무 길가에 있어서 마음을 접었다.
원래는 건축학 개론에 나온 '서연의 집' 카페를 가려다가 꽈배기를 먹어보기에는 눈치가 보일 것 같아서 근처 대형 카페를 검색하다가 루브린라운지라는 곳으로 갔다.
공간이 많이 나누어져 있는 갤러리 같은 느낌의 카페에서 꽈배기와 커피를 마시면서 창밖에 흩날리는 눈을 바라봤다. 동백꽃이 있는 정원이 있어서 잠시 담소를 나누고 정원 탐방을 했다.
동백수목원이나 카멜리아힐보다는 규모는 작지만 카페에서 운영하는 정원치고는 규모도 있고 테마도 있는 듯했다. 카페 안에서 꽈배기와 차를 마신 것은 정말 잠시, 외부에서 사진 찍느라 한 시간은 넘게 있었던 것 같다.
서귀포 남원읍은 참 따뜻한 곳인 것 같다. 다음번 제주도 한 달 살기는 남원읍에서 해야 하나 할 정도였다.
이번 제주도 한 달 살기에서 나는 웬만하면 외식을 하지 않고 내가 만든 음식을 먹기로 했다. 가성비가 좋지 않을 뿐더러 하나로마트에서 구입한 신선한 재료로 음식을 만드는 재미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도 우리 네 명을 위해 등갈비 김치찜을 하고, 굴과 알배추 전을 했다. 마트에서 장을 보면서 달달한 와인도 한 병 구입했다. 알쓰를 위한 작은 배려다.
먹고 마시느라 사진은 없다. 오늘도 동생들과 정신없지만 뿌듯한 하루로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