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곤하세요?

세 번째 제주 한달살기 16일차_2026. 1. 27.(화)

by 풀잎소리

지난주부터 몸에 조그만 두드러기가 올라왔다.
토요일에 병원에 가서 알레르기 약을 처방받았다.

며칠 뒤, 옆구리 쪽 수포가 눈에 띄게 커졌다.

근육통도 함께 왔다.
제주에 온 첫날부터 왼쪽 어깨가 계속 아팠던 것이 떠올랐다.

지인들과 애월에서 점심을 먹다가 아무래도 병원에 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놀러온 손님들을 숙소에 내려주고 다시 병원으로 향했다.

옆구리와 배 쪽에 퍼진 수포를 보여주자 의사는 대상포진이라고 했다.

그날은 눈이 유난히 가려웠다.

아침에 눈을 뜨는 것도 힘들었다.

의사가 물었다.
“피곤하세요?”

잘 먹고 잘 쉬어야 한다며 수액을 맞고 가라고 했다.

숙소에 있는 동료 교사에게 전화를 했다.
영양제 수액을 맞고 가야 해서 한 시간 정도 늦을 것 같다고 말했다.

말로만 듣던 대상포진이 걸리고 말았다.


2025년은 쉬어갈 틈이 거의 없던 해였다.
1학기에는 수업과 시험 준비가 겹쳤고, 2학기에는 수시 상담과 수능 감독 일정이 이어졌다.
그 사이에 갑상선 조직 검사가 있었고,

병원 복도에서 서성거리던 밤들이 있었다.


병원에서 돌아오는 길에 친구가 한 말을 떠올렸다.

몸이 보내는 신호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처음엔 가벼운 두드러기였다.
나는 그 신호를 지나쳤다.

지금은 잠시 멈추라는 쪽에 조금 더 오래 머물러 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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