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성 그림

세 번째 제주 한달살기 30일차_2026. 2. 10.(화)

by 풀잎소리

오늘은 그림을 마쳐야 하는 날이었다.

10시에 화실에 도착해 바로 채색을 시작했다.

선생님이 꽃 무더기 부분을 잠시 손봐주셨다.
오늘은 유난히 선생님을 찾는 사람이 많았다.

소녀와 고양이 채색이 남아 있었다.

모자부터 색을 얹었다.
붓을 들었다 놓기를 몇 번.

도움을 청하고 싶었지만 선생님은 다른 자리에서 설명 중이었다.

12시가 가까워지자 수강생들이 하나둘 정리를 시작했다.
선생님도 오후 수업이 있다고 했다.

고양이를 서둘러 칠했다.

“조금만 힘내세요.”

고양이 수염을 그리다가 붓을 내려놓았다.

“다음 여행에 그림 가지고 또 오세요.”

그 말을 듣고 마르지 않은 부분을 그대로 둔 채 자리에서 일어났다.

완성하지 못한 채 화실을 나왔다.


숙소로 돌아와 점심을 먹고 조카를 공항에 데려다주었다.

돌아오는 길, 언니는 굳이 다른 곳에 들르지 말자고 했다.
하나로마트에 들러 필요한 것만 사고 숙소로 돌아왔다.

설 연휴 전이라 배편 시간이 바뀌었다.
내일은 새벽 여섯 시까지 제주항으로 가야 한다.

저녁을 먹고 짐을 정리했다.

불을 끄고 누웠다.

완성되지 않은 그림이 가방 안에 들어 있다.

덜 마른 물감 냄새가 난다.

내일 새벽 제주를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