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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하연 Feb 08. 2023

스웨덴 집의 베란다에 00이 있다고?


여행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공항부터 맞이하는 그 나라의 글씨와 먹거리 그리고 주거형태다.



스웨덴에는 고층빌딩 대신 4-5층의 빌라가 많았. 그리고 빌라에는  작은 베란다가 함께 있었다. 거리를 거닐다 보면 베란다에 나와 커피를 즐기는 사람들도 있었고, 지나가는 이웃과 담소를 나누기도 .

우리의 베란다는 대부분 실내에 존재하기에 그 풍경이 낯설게 느껴졌다. 문득 궁금했다. 왜 스웨덴의 집들은 베란다가 있을까?


베란다는 햇빛샤워의 공간.


아마도 햇빛이 귀한 나라이기에 언제든 햇빛을 맞이할 공간을   아닐까? 추측했다. 또한 저층의 주택들이 많아 가능한 구조 아닐까? (우리나라에도 이와 비슷한 형태로 외부 베란다가 있는 아파트를  적이 있는데, 20층이 넘는 아파트로 추락의 위험이 높아  이용하지 않는다. 고층은 외부의 베란다를 창으로 막아 놓기도 한다.)


베란다가 눈에 띄기 시작하자, 스웨덴 베란다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스톡홀름보다는 외곽의 주택 베란다들이 더 개성 있는 모습이었다. 






예쁜 파라솔을  놓은 베란다도 있었고, 나무 계단을 놓은 곳이 있었다. 다람쥐나 고양이  동물들이 올라올  있도록 마련한 듯 보였고, 이층에 동물들을 위한 먹이를 두어서 언제든 올라올  있도록 했다.






어떤 집에는 난간에 걸터앉은 화분이 있었다. 난간 홈에 껴서 비바람이 불어도 까딱없는 튼튼한 화분이었다.






대부분은 초록의 식물과 꽃으로 자기만의 정원으로 만들어 놓은 곳이 많았는데, 그 중 유독  집이 눈길을 끌었. 새들이  집으로만 모여들었기 때문이다. 


'짹짹짹'

소리가 음악이 되어   앞을 지나가는데, 연주회가 열린듯 했다.  새들저곳에만 모일까? 가까이 가자 궁금증이 풀렸아름다운 곡선을 자랑하는 거대한 나뭇가지 끝에는  모이통이 대롱대롱 매달려 있었.  모이는  통이나 푸짐하게 매달려 있었다. 새들의 뷔페처럼  누구라도 들러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공간이었다.


새들에게 먹이를 주다니...


 장면을 만나기 전까지는  우리 곁에 공존하는 새들의 안부를 생각해  적이 없었. 다큐멘터리를 통해 어미새가 아기새를 위해 먹이를 구하기 위해 떠나는 장면을  없이 보았지만, 그건 새의 일일 뿐이라고 생각했그런데 새 어미가 아니어도 새에게도 먹이를 나눌 수 있다니... 놀라운 깨달음이었다.

보이지 않는 주인의 새를 사랑하는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얼마나 많은 새들이   앞을 지나쳤을까?

얼마나 많은 배고픈 새들의   식사가 되었을까?


스치듯 지나온 장면이지만 아직도 생생히 기억나는 장면이다.






베란다라는 공간은 비슷하지만 그 공간을 어떻게 사용할지는 각자의 마음에 달려 있다.

 내부는   없었지만, 베란다가 집의 명함인 , 집에 사는 사람들을 그려볼  .

우리 마음 안에도 저마다 다른 생각과 가치관을 들어 있다. 드러나지 않는 집처럼, 밖에서 보면 알기 어려울 뿐.


여행지에서 베란다를 통해 나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가?

남들이 볼 수 있는 나의 작은 베란다는 어떻게 채워 넣을 것인가?라는 고민도 해 보았다.


여행에서 본 재미있는 장면들을 실어 나르고, 함께 이야기 나누며 풍성해지는 베란다를 만들고 싶어졌다.

비록 평면의 베란다이지만, 글을 통해 스쳐가는 사람들에게 스웨덴에서 보았던 새들의 뷔페처럼

'짹짹짹(글글글)' 경쾌한 소리가 들렸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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