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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하연 May 05. 2023

중학생 때, 30만 원씩 벌었던 방법

질투하다


중학교 때, 미술학원을 함께 다니던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의 성격은 하얀 셔츠처럼 구김이 없었다. 늘 방글방글 웃었고, 화를 내지도, 짜증을 내는 모습도 없었다. 전형적으로 사랑을 많이 받고 자라서 해맑은 모습이었다. 부모님의 사이가 좋아 자주 부모님 이야기를 했고, 집안의 경제사정도 넉넉했다. 학교에서 집이 가까웠는데도 아침마다 아빠가 차로 학교에 데려다주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힘들 때나, 지칠 때나 버스를 타고 등하교하는 나는, 대부분의 시간은 괜찮았지만 비가 쏟아질 때는 가끔은 나도 차를 타고 학교에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어쩌다 한 번 만나는 친구면 그런 생각들도 어쩌다 한 번이겠지만, 날마다 함께하는 친구였기에 자주 그런 생각을 했다. 계속 비교하게 되었다.


나는 미술학원 하나 다녔지만, 친구는 미술학원뿐 아니라 수학, 영어 과외까지 받았다. 그녀가 잘난 척하며 이야기하진 않았지만 은연중에 나오는 대화를 통해 부러움의 감정이 커져갔다. 그 시절, 마음속 냄비에 끓어 넘치는 거품(부러움)을 가라앉히려고 스스로 찬 물을 부었다. 나만의 방법으로 그 시절을 견뎠다.


친구가 한 수학과외는 30만 원이라고 했다. 만약 내가 혼자 공부를 열심히 해서 그 친구보다시험을 잘 본다면 내가 부모님께 한 달에 30만 원을 벌어드리는 거겠지!라고 생각했다.

그런 마음으로 열심히 했다. 그래서 늘 그 친구보다 성적이 좋았다. 이렇게 나를 조여가며 열심히 한 사실을 그 친구는 알지 못했다. 겉으로는 어떤 티도 내지 않았으니까, 나도 부족한 것 없이 자라는 척했으니까...


어릴 때에는 비슷한 환경에서 성장하기에 나의 가능성보다 부모의 가능성이 중요한 것처럼 보였다. 부모의 재력, 부모의 다정함, 부모의 여유는 내가 노력한다고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건 아니었다.

날마다 그랜저를 타고 등하교를 할 순 없었지만 흔들리는 버스 안에서 책을 펼쳐 공부할 수는 있었다. 자격지심이 나를 올라서게 하는 계단이 되었다.


어른이 되어서는 매일 가는 교실도 없고, 마주하는 친구가 없기에 의욕을 불태우기 어렵다. 어른의 삶은 본인이 본인의 라이벌이 되어야 한다.


라이벌이라는 대상이 부정적인 의미가 되기도 하지만 자기 성장을 위해서는 비용이 들지 않는 고효율의 의지력 아닐까?


인간은 어떤 자극이 있어야 불타오르는 법.

나의 성장을 돕는 자극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


서로에게 톰과 제리가 되어줄 대상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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