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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하연 May 09. 2023

소스 6개의 인문학

감탄하다

닭은 가족 모두가 좋아하는 음식이다. 동네에 닭 특수부위를 파는 곳이 있다고 해서 주말, 3시에 방문했다. 워낙 인기가 많은 송계옥은 식사때에 맞춰 가면 웨이팅을 해야 하기에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는 애매한 시간에  방문했다.


닭의 다양한 부위가 나오는데 안심도 부드럽고 허벅지살도 늘 먹던 맛이라 입맛에 잘 맞았다. 백김치와 치즈가 어울어진 반찬은 처음 본 조합이었다. 송계옥의 핵심인 닭요리도 맛있지만 함께 나오는 소스가 눈길을 끌었다.


나는 회도 초장맛에 먹고, 샤브샤브도 칠리소스 맛에 먹는 소스 애호가다. 소스가 6가지나 제공되는 건 흔치 않은 일이었다. 소스가 주인공이 되는 세상을 꿈꾸는데 이곳이 그런 곳이었다.


초피간장

소금

스리라차가 들어간 마요네즈 소스

뿐 아니라


마늘소스

유자 청양고추

제일 매운 청양고추 소스까지


어떤 소스를 찍어 먹느냐에 따라 6개의 가게에 방문한 듯 다른 맛을 느낄 수 있었다. 누가 와도 마음에 드는 소스 하나는 있을 정도로 맛이 훌륭했다.

아이는 그동안 대부분의 음식을 소금에만 찍어 먹었는데, 이 곳에서 스리라차를 처음 맛보고는 이 맛있는 걸 13년 인생 처음 알았다며 행복해 했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즐거운 일이지만, 6개의 소스를 제공하는 가게의 입장에서는 쉬운 결정이 아니지 않았늘까? 반찬이 아닌, 소스에 공을 들이는 마음이 좋았다.


손님 저마다 다른 식성을 존중하고, 아이가 오더라도 맵지 않게 취향껏 즐길 수 있게 하는 식당의 마음.

아이스크림 가게에서만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는 건 아니었다.



6가지 소스에서 인문학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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