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기복으로 자아관찰하기
감정기복은
나를 알 수 있는 과학적 프로그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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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정심을 찾는 것을 미덕으로 알고 살았다. 쉽게 화를 내거나, 내 감정을 투명하게 드러내는 일이 불편했다. 그러다 보니, 나 역시도 그런 사람이 되지 않으려고 올라오는 감정을 구석에 밀어 넣거나 외면했다.
그러다 육아위키라는 SNS에서 교육 전문가의 이야기를 들었다.
단호한 것과 강압적인 건 달라요. 예를 들면 아이가 씻기 싫어서 떼를 쓰면, "엄마한테 그렇게 짜증 내는 건 아니야."라는 말 대신 "가서 씻어야 해."라고 행동만 이야기합니다. 부모가 통제할 수 있는 건, 감정이 아니라 행동입니다.
아이의 감정을 부정하거나 아이의 감정을 통제하는 건 강압이었다.
나는 이제껏 그 개념을 알지 못해서 아이가 울거나 짜증을 내면, 왜 그런 건지 알아보기도 전에 울음을 그치라고 하거나, 같이 짜증을 내기도 했다. 아이에게 대하는 태도뿐 아니라 나를 대할 때에도 내 감정에 귀를 기울인 적이 없었다.
생각해 보니 슬프고, 화나고, 너무 신나고 하는 다양한 감정은 개인 고유의 것이다. 스스로 피어나는 감정에 대해 상대가 관여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감정과 태도를 분리해서 생각할 필요가 있었다.
나는 왜 그 순간에 화가 났는지?
나는 왜 상대의 말에 찝찝했는지?
어떤 상황이 반복하면 불편한지?
누구와 밥을 먹으면 소화가 잘 안 되는지?
들여다 보지 않은 채, 몹쓸 감정이라 여기며 분리수거해 버렸다. 진짜 마음은 그 안에 있는데 말이다. 이제 그 감정의 자세히 들여다보려고 한다. 내 안에 일어나는 감정은 나를 아는데 가장 기초적인 정보를 제공한다는 걸 몰랐다. 지구를 이루는 건 육지와 바다이듯, 나를 존재하게 하는 건 바다 위 태양만이 아니다.
어쩌면 감정기복이란 당연한 것 아닐까? 우리는 진공의 상태에서 사는 것이 아니다. 인간관계 속에서는 날마다 작은 불꽃이 일어난다. 그것이 아름다운 폭죽이 되어 축제가 될 수 있고, 내 삶을 무너뜨리는 재앙의 불씨가 되기도 한다. 문제는 그 불꽃의 크기나 전염이 아니라, 왜 그 불꽃이 일어났는지 아는데에 있다.
앞으로 연재할 <감정기복이 어때서?>에서는 어떤 상황에서 무슨 감정이 드는지 기록하려고 한다. 이 글을 통해 여러분도 내면에 어떤 상황에서 불편하거나 기쁜 감정이 드는지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감정기복관찰은
나를 알 수 있는 핫한 프로그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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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 어떤 현상이나 일에 대하여 일어나는 마음이나 느끼는 기분
기복 : 세력이나 기세 따위가 성하였다 쇠하였다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