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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규만 Jan 27. 2024

북극해에 왜 과학자들이 상주할까?

치열한 영역다툼은 인간만의 본성인가 1 -2


 어렸을 적 했던 놀이는 지금은 하지 않는다. 땅바닥이 콘크리트나 아스콘으로 덮여있다. 억지로 만들면 할 수는 있다. 


 사람의 습성이나 동물의 습성이나 지역을 나누고 서로 점령하려는 의지는 본성일까? 영역 다툼은 여기서도 끊이질 않는다. 인위적으로 만들어 놓은 잔디밭에 까치들의 사체가 나돈다. 혹은 건물 뒤 가꾸어 놓은 일년생 화초나 자작나무 아래에. 

 건물관리를 하는 분들 말을 들어봐도 사람 손에 의해 일부러 죽임을 당한 것이 아니다. 그곳을 날아들어 왔다거나 하여 일부러 잡으려다 그러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영역 다툼이 치열하게 일어나는 곳이다. 먼저 들어와 자리를 잡은 텃새의 기세에 눌려 죽임을 당한 것이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땅에 허가받고 지은 건물에 사람들 사이에서는 거기에 분명히 건물주가 따로 있다. 사용료를 지불하고 사용해야만 한다. 그런데 까치끼리는 사람이 만들어 놓은 자리에 자기영역을 주장하고 나선다. 저희끼리 영역싸움으로 치열하게 죽음을 맞이할 때까지 다툰다. 내가 주인이다. 그러니 너는 함부로 여기에 들어올 생각을 말아라. 

 하늘과 나무, 빌딩 아파트 사이에서 영역 다툼이 있을 적에 철조망 울타리 사이를 두고 고양이들이 울어댄다. 배수로 낙엽을 치우러 올라갔는데 한 놈은 완전 새카만 놈이고 다른 놈은 누런 털과 검은 털을 조합한 녀석이 보인다. 사나워 보이고 날카롭게 울어대는 놈은 새카만 녀석이다. 흰 이까지 드러내 보이며 더 크게 소리친다. 다른 놈은 기세에 눌렸는지 제자리에서 멋쩍게 작은 소리로 대응만 할 뿐이다. 내가 가까이 온 줄도 모르고 자기들끼리 소리만 지르고 있다. 소리만 지르지 말고 둘이 물고 할퀴고 싸워. 시시하게 그게 뭐냐. 내가 큰 짱돌을 주워다 그들 사이에 던져놓자 그제야 인간의 자취를 발견하고 부리나케 내뺀다. 시커먼 놈은 내가 보던 반대편 배수로로, 다른 놈은 배수로 밖 아까시나무와 잡풀이 우거진 틈바귀로.

 너희끼리는 잘 지낼 것이지. 사람이 만들어 놓은 자리에서 또 영역 주장을 하는 거니. 사람들 사이에서도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 지겹게들 다투며 법과 제도를 가지고 끊임없이 논쟁 중인데.      


 사람이 모이는 곳에 오염물이 발생한다. 그곳도 사람 사는 곳이기에 기지에서 숙식을 해결해야만 한다. 음식을 먹어야 하고, 매일 씻어야 한다. 오줌도 싸야 하고 똥도 싸야 한다. 배설물이 발생한다. 음식 재료를 다듬거나 씻기 위해 오염된 물이 나온다. 아무리 최소한으로 줄인다 해도 음식물쓰레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 또한 몸 씻기 위해 사용한 샴푸나 린스를 혼합한 물이 나온다. 다 화학 원료가 들어간 오염물이 발생한다. 과연 거기 거주하는 과학자들이 그걸 다 정화해서 내놓을까? 일상생활에 필요한 물건들을 소비하고 발생한 플라스틱이나 비닐 포장들은 그곳 기지에서 얼음구덩이를 파서 메울까? 아니면 태울까? 

 

 가끔은 북극해 기지에 큰 배가 도착해 물자를 조달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기지 안에서 지내고 있는 모습들을 보여준다. 그렇지만 그들이 일상생활을 하는 모습들만 보여줄 뿐이지 배출해낸 오염물은 어떻게 처리하는지 설명도 없고 보여주지도 않는다. 

 정말 그들이 환경을 연구하거나 생태계를 연구하러 그곳에 머문다면 나라마다 물자를 조달하는 배에 오염물들을 다 포장해 되가져가야만 한다. 그런 나라가 있을까? 없을 것이다. 


그들은 어떤 명분으로 그곳에 머무는 것일까. 도대체 뭐 때문에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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