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피시방에서 생긴 일 -1

1화 이야기의 시작.

by 이규만

무료한 새벽이다. 나는 게임이니 채팅에는 별로 취미가 없어서 계산대를 하릴없이 지키는 편이다. 나 말고도 아르바이트생이 몇 명 더 상주해 있긴 하다. 그들은 게임에 미쳐있다. 리니지. 스타크래프트. 진정한 폐인들이다. 그들과는 달리 컴퓨터 시스템 쪽으로 관리하는 쪽이 훨씬 많았다. 그편으로 내가 더 즐겼다고 할까. 업주가 밝힌 일에 대한 개념을 이해타산 쪽으로 받아들였다. 일이라면 정석대로 가야지. 중간에 그렇게 정신을 팔면 제대로 될 리 없잖아.

내가 야간을 자청하긴 했다. 그 이후로 변비가 심해졌다. 창자 안, 장 쪽이 아무래도 심상치가 않았다. 더부룩한 것이 몇 시간째 지속 중이다.

초저녁 때부터 들어 온 손님 같은데 자리에 앉아 잔다. 신경이 곤두선다. 분명히 업주가 보고 퇴근을 했으니 돈 만 원을 넘게 청구하는 거로 알고 있을 거다. ‘야간 정액제’가 있으나 자리에서 그대로 자 버렸으니 여기가 여관도 아니고 숙박비 조로 받아야 할 건 받아야지. 양심상 그렇게 많이 시간을 배당해 달아 놓을 수는 없었다. 덤터기를 씌우는 것도 아니고. 중간에 두어 시쯤에 타임을 일시 정지해 놓았다.

이놈의 ‘오토매니저’라는 프로그램이 처음에 여기서 일할 때부터 마음에 들지 않았다. 업주 아래 김 부장이라는 중간역할을 하는 관리인이 한 명 더 있는데 그 양반도 업주 편이었다. 그 아래 대리인이었다. 결코 내 쪽으로 손을 들어주는 일은 거의 드물다. 손님에게 돈을 받고 계산을 하는 동안 가끔은 그놈의 컴퓨터랑 금고에 있는 돈이 안 맞을 때가 있다. 몇천 원 정도면 내가 거스름돈을 잘 못 계산했으려니 하지만 몇만 원이 왔다 갔다 할 때는 참 난감했다. 결국 업주가 믿을 거는 데리고 있는 종업원을 믿는 것이 아니라 그 망할 놈의 컴퓨터를 더 신뢰하기 마련이다.

사람이란 게 실수가 없다면 그건 정말 거짓말일 것이다. 나도 가끔은 졸음이 쏟아져서 몽롱하게 있다, 거스름돈을 건넬 때 천 원짜리 준거를 만 원짜리로 내준 적이 몇 번 있었던 것이 아닌가. 돈 색깔이 형광등에 비출 때 비슷비슷하기는 하다. 그날 피시방에서 거스름돈을 받아 간 손님은 나를 조롱하며 속으로 쾌재를 불렀을 것 같다. 이게 웬 거냐.

-사람이 실수가 가끔 있으니 그걸 참작해 주세요.

-그건 절대 있을 수도 없는 일이야. 피시방을 운영하면서 버는 장사를 해야지. 단 천 원이라도 손해 보는 장사는 할 수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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