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데생 -3

낮술의 묘미, 덕수궁돌담길을 연인이 함께 걸으면 헤어진다고? 누가그래?

by 이규만

그나마 성남시청 쪽으로 넘어가는 중간 한 집이 문을 열어서 들어갔다. 오후 네 시에 문 여는 곳인데요. 지금 청소하려고 문 연 건데. 차라리 커피나 한잔하고 말 걸 그랬나. 그랬으면 도서관에서 간단하게 마셔도 될 일이었다. 경화를 데리고 성남 시내를 한 바퀴 순회하는 기분이 들 정도였다.

발길을 돌리다 시청 쪽에서 겨우 찾아냈다. 그것도 경양식 집에 가면 맥주를 파는 곳이 있으리라는 경화의 짐작 섞인 말을 듣고 간 곳이었다. 자리를 잡은 곳이 높은 7층 건물에 스카이라운지 분위기를 낸 레스토랑이었다. 뜨뜻미지근한 병맥주와 돈가스 안주가 나왔을 때 경화가 내게 물었다.

“아침마다 버스 탈 때 정말 저인지 몰랐어요?”

“네.”

“버스 탈 때는 옷차림이 이렇지 않았는데.”

“아. 그때는 분당으로 일을 나갔었죠. 막 일을 했어요.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일을 했었습니다.”

“그랬군요.”

“경화 씨는 어떻게 지내세요? 물론 지금은 직장생활 열심히 하시겠지만.”

나는 말끝을 늘어뜨렸다. 그 시절이 생각나서였다. 풋풋한 고등학생이었다. 경화도 그랬고, 나도 그랬고.

“전에 학교 다닐 때 범준이가 경화 씨 그림을 화실에서 몰래 훔쳐 와서 저희끼리 품평회도 했는데요.”

“어머? 그랬어요? 창피하게.”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이규만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플랫폼(Platform)사용자.

65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총 163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
이전 03화1. 데생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