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술의 묘미, 덕수궁돌담길을 연인이 함께 걸으면 헤어진다고? 누가그래?
그나마 성남시청 쪽으로 넘어가는 중간 한 집이 문을 열어서 들어갔다. 오후 네 시에 문 여는 곳인데요. 지금 청소하려고 문 연 건데. 차라리 커피나 한잔하고 말 걸 그랬나. 그랬으면 도서관에서 간단하게 마셔도 될 일이었다. 경화를 데리고 성남 시내를 한 바퀴 순회하는 기분이 들 정도였다.
발길을 돌리다 시청 쪽에서 겨우 찾아냈다. 그것도 경양식 집에 가면 맥주를 파는 곳이 있으리라는 경화의 짐작 섞인 말을 듣고 간 곳이었다. 자리를 잡은 곳이 높은 7층 건물에 스카이라운지 분위기를 낸 레스토랑이었다. 뜨뜻미지근한 병맥주와 돈가스 안주가 나왔을 때 경화가 내게 물었다.
“아침마다 버스 탈 때 정말 저인지 몰랐어요?”
“네.”
“버스 탈 때는 옷차림이 이렇지 않았는데.”
“아. 그때는 분당으로 일을 나갔었죠. 막 일을 했어요.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일을 했었습니다.”
“그랬군요.”
“경화 씨는 어떻게 지내세요? 물론 지금은 직장생활 열심히 하시겠지만.”
나는 말끝을 늘어뜨렸다. 그 시절이 생각나서였다. 풋풋한 고등학생이었다. 경화도 그랬고, 나도 그랬고.
“전에 학교 다닐 때 범준이가 경화 씨 그림을 화실에서 몰래 훔쳐 와서 저희끼리 품평회도 했는데요.”
“어머? 그랬어요? 창피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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