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준의 끊임없는 애프터 신청 -물지각하게 외면하는 애숙
그리고 날카로운 밀대로 쓱 밀어내면 커튼 리본같이 주름질 것들이 만들어진다. 주로 용준에게 가르친 것은 밀대로 돌 판에서 주름장식을 만들어내는 것을 시켰다. 아무래도 그 일이 가장 기술적인 부분을 요하는 감각적인 부분이기 때문이었다. 정화가 평소에 만들 때도 –나는 줄곧 케이크 포장만 했어도 그 방식은 별다르지 않게 보였었다. 용준은 무척 열심히 따라 하고 배우려 했다. 하지만 그것도 매일 할 수만은 없었다. 그가 치즈케이크를 손에 놓지 않는 이상, 혹은 태근이가 먼저 안에서 일을 먼저 하지 않는 이상, 또 한 명이나 두 명의 신입을 받지 않는 이상, 그는 안에서 그 일을 완벽하게 배우고 구사하기란 너무나 많은 시간이 많은 세월이 가야만 했다. 아니면 치즈케이크가 생크림 반에서 품목에서 제외되지 않는 이상, 용준이 안에서 일할 가능성은 눈곱만치도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힘들어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그는 치즈케이크라는 제품을 무척 싫어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태근이와도 사이가 안 좋아졌다. 그건 옆에서 일하는 이들이 다 아는 일이었다. 그래서 옆에서 일하는 이들이 이해도 하고 서로 배려로 도와주려고 애도 썼었다. 치즈케이크가 날라져 오면 혜정이 나서서 용준과 같이 빵틀에서 떼는 일을 돕기도 하고 닦아주기도 했었다. 원래는 치즈를 굽는 배합 사가 다 하는 일이었다.
최정근 반장이 그랬다. 태근이는 주철한테 배웠고 그 바로 전에는 주철이가 혼자서 하던 일이었다고. 또 그 바로 전에 정화가 하던 일이었다고. 정화 전에는 정경화 기사가 하던 일이었다고. 제일 처음 치즈케이크를 굽던 원조가 누구였는지는 그레이스 오븐만이 알 것이다. 이 공장이 세워져 막 빵이 만들어질 때 그 처음에 오븐을 만졌던 사람은 아마도 최정근 반장, 전녹중 계장이나, 김관호 계장이 아니었을까. 그 수없이 스쳐 가는 사람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기억하면서 그레이스오븐은 몇백 개의 치즈케이크를 혹은 몇백만 개의 빵을 구워내었을 것이다. 그리고 기억할 것이다. 누가 자신을 잘 조절하고 다스려 빵을 태웠는지 덜 익혀서 버렸는지를.
“오늘 뭐 해? 일 끝나고 삼겹살에 소주 한잔 어때?”
용준이 곁에 또 왔다. 밖에서 보는 것은 그의 오랜 숙원 같았다.
“술이 싫으면 잠깐 차라도 한잔하자니까.”
“아니. 별로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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