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크리스마스 -24

터널오븐 삐걱거리다

by 이규만

케이크 만드는 도구들이 하나둘씩 자리를 잡아가고 예전처럼 작업장이 활기 있게 돌아갈 무렵에 회식이 있었다. 회식 자리에 승동은 보였지만, 썩 내켜하지 않는 표정이었다. 여러 사람이 있으면 그는 말이 적어졌다. 나도 먹을 만큼 먹다가 일어나려는데 갑자기 순임이 안 보였다.

“언니는 순임이 뭐 어린애야? 왜 이리 챙겨? 자기가 알아서 들어오겠구먼.”

버터케이크 부서 사람끼리 모인 자리에 따로 앉아있다가 애가 탄 내 표정을 본 진숙이가 내게 다가왔다.

“그래도 그 아이 원래 옆에서 안 챙기면 좀 엉뚱한 구석이 있는 애야. 찾아봐야겠어.”

순임 못 보았나, 회식 자리에서 나오면서도 스쳐 가는 동료들한테 물어보았지만, 따로 보거나 나간 걸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진숙이와 같은 말만 되풀이했다. 제가 알아서 오겠지. 한두 살 먹은 어린애도 아니고. 어딘가에 있겠지. 화장실? 담배라도 피우나? 몰래?

“진숙아. 쟤…. 순임이 아냐?”

“어? 그러네.”

“그런데 누구랑 저렇게 나오는 거야?”

“언니. 빨리 가보자.”

결국 회식하는 음식점을 나와 이리저리 둘러보고 있는 사이에 순임의 비슷한 모습 보고 쫓아가보았지만,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그곳 주변을 샅샅이 뒤지고 암만 찾아봐도 없었다. 순임이 혼자 있었더라면 그래도 어련히 알아서 오겠지 하겠지만 몇 되지 않은 사람들에게 몰려있는 모습을 본 이상 불안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누군가에게 해코지라도 당한 것이 아닌가 싶어, 진숙을 붙들고 어쩌지를 입에서 반복적으로 뇌까렸다.

“언니. 안 되겠다. 사람들한테 이야기해서 같이 찾아보자.”

진숙이도 무척 불안한 표정으로 날 바라보며 한창 회식 중인 음식점으로 들어갔다. 여기저기서 우르르 동료들이 몰려나왔다. 뭐? 순임이가 없어졌어? 어디로 갔을까? 윗선들은 이미 다른 회식 자리로 옮긴 상태였고 그나마 김창식 기사가 몇 명씩 나누어서 찾아보자며 선두에 서서 부산하게 움직였다. 나와 진숙이도 열심히 건물 주변과 위층까지 올라갔다. 둘러보아도 흔적조차 오리무중이었다. 다들 스치고 한 번씩 만날 때마다 불길한 말들만 더 흘러나왔다. 나쁜 놈들이 차에다 실어서 벌써 내뺀 것이 아닐까? 도망간 것이 틀림없어. 제 혼자. 일하기 싫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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