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이 오신 날 승동과 나는 결별을 고했네.
전녹중 계장은 혀를 끌끌 찼다. 매년 한두 번 겪는 일도 아니고. 그의 표정은 아무 변화가 없었다. 무감각한 거처럼 보이려는 것이 역력했다. 또 어떤 놈들이 그만둘지 훤히 꿰뚫고 바라보고 있다고. 너는 그러지 마라. 바로 앞에 일하는 아르바이트생 여자애들한테는 거침이 없었다.
진숙은 일을 하면서 내 옆으로 와 많이도 미안한 내색을 보였다. 원래 술을 못 마시니까 사람들하고도 잘 어울리지 못하는 거 같아. 자신의 소심함을 탓했다.
“너 술 못 마시는 거는 알고 있었지. 그 정도일 줄 몰랐다.”
“미안해. 언니. 이제는 술 마실 일 없을 거야.”
“그래. 알아서 해. 네가 걱정돼서 하는 말이야. 몸이 안 좋은데 자꾸 옆에서 부추기는 거 같아서 말이야. 이제 나도 조금만 마셔야겠어. 나는 이상하게 한 번 먹으면 과하게 먹어서 탈이야.”
“어제는 별로 안 먹은 거잖아. 그래도. 어쨌든 미안해. 나 때문에 어제 너무 고생했어.”
술이 뭐기에. 남자가 뭐길래. 그렇게 난리들일까. 나도 그렇고 너도 그렇고.
크리스마스이브 저녁에 상준은 웃는 얼굴로 내게 다가왔다. 저 가면을 벗기고 싶었다. 늑대나 여우나 아니면 또 다른 추악한 모습의 짐승의 탈을 쓴 그 무엇이 말하는 거처럼 끔찍했다. 진숙은 무척 꺼림칙한 표정이었다. 차라리 그날 설화랑 그 미친 짓을 벌인 일을 모르고 그들을 만났더라면 좋았을걸. 주님처럼 알고도 모른 척 지나치는 치는 넓은 아량이 있었더라면 좋겠어. 몇 번씩이나 나랑 나가면서 들먹였다. 진숙의 말에는 별로 신경이 쓰이지 않았다. 전처럼 흥이 나질 않았다. 진숙이 억지로 끌려 나온 듯한 느낌이었다. 다른 여자랑 놀아난 남자를 만났다. -지저분한 이미지를 지울 수가 없었다. 진숙은 잘 대해주려 긴장한 모습이 아니었다. 야릇한 미소를 짓기도 했다. 느긋하게 상준을 대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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