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게임
글쎄. 그렇게 썩 마음에는 내키지 않는다. 내게 무슨 게임이라니! 아니 게임씩이나! 가당치도 않다. 거금을 들여서 노트북을 사고 보니 성능을 실험해 볼 요량으로 게임을 돌려보고 싶어졌다.
노트북을 구매할 당시에 생각은 그랬다. 기왕살바에 성능 좋은 것으로 구매를 해야겠다는 의도였다. 아무래도 성능을 따지자면 게임이 돌아간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내세운 제품이 낫다는 판단이었다. 고사양을 아무리 전면에 띄워 버젓이 선전해도 부품들이 조합을 제대로 이루어 내지 못하면 잘 사용하다가도 얼마 못 가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다. 사용하는 부분을 따지자면 방법을 알아야 하는데 방법에서만큼 앞서 말한 대로 게임을 돌려보고 그래픽이 제대로 구현이 되는지 알아보는 수밖에.
누차 글을 쓰면서 써지지 않으면 기분전환 한답시고 태블릿 피시에 넷북에 여러 개를 구매했었지만 실지로 사용해 보면 별것 없었고 가벼운 것이나 이동할 때 이외에는 크게 만족도를 기대한다는 것은 거의 어려운 일이었다. 화면이 왜소하거나 성능의 확연한 차이만 실감할 뿐, 느려터지거나 다운되는 사례들은 다반사고 프로그램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아 여러 차례 지우고 까는 것조차 힘에 겨웠다. 물론 사용자의 치명적인 부주의도 포함되는 부분이다. 하드웨어를 기반으로 소프트웨어 전반에 걸쳐 소화되는 프로그램을 설치한다. 이것저것 하고자 욕심은 많아 무분별하게 여러 가지 하다 보니 디지털기기는 내 의도와는 딴판으로 흘러가는 경우가 많았다. 실지로는 글을 쓰기 위한 도구들이 아니라 나의 엄청난 잡념으로 이어지는 왜소 성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대신 받아주는 역할 대행이라고 해두면 딱 좋은 비유가 아닌가. 딱 맞게 조절이 가능하다면 담배와 술을 지나치게 오용하는 일도 없을 것이고 그에 따른 문제들도 생기지 않을 것이다. 무엇이든지 지나치게 열중하거나 넘쳐나면 무리가 따른다.
거두절미하고 그래서 나는 삼성 노트북을 구매했다. 어디서 어떻게 구매했는지 일일이 다 쓰려면 다시 삼성이라는 대기업을 글에 올려야 하는 것 같이 온갖 쇼핑몰을 다 대야 하고 심심치 않게 글 전반에 흐르는 특판처럼 보이는 문구는 도저히 막을 도리가 없다. 그런데도 삼성 브랜드를 제대로 올려서까지 쓰는 이유는 때로 한 가지는 그럴싸하게 꾸미려면 앞에 내세울 적당한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삼성이라는 기업을 선호하는 것은 아니다. 그 이름이나 상호를 글 한 편에 올렸을 때는 좋은 점도 가감 없이 쓰겠지만 그 반면에 부정적 이미지를 더 말해할 만큼 두려운 기업이다. 다 수용하지만 나쁜 점을 끼고돌아야 할 것 같아서 미리 말해두는 것이다.
누구랑 소통하고 어울리고 다소 취약하다. 게임도 멀티로는 생각조차 없었고 오로지 혼자 조금씩 할 수 있는 게임을 찾다 보니 그렇게 됐다.
콜 오브 듀티 고스트는 고사양 게임 중에 하나다. 미리 알고 산 거였지만 시디가 넉 장에다 설치시간만 한 시간이 넘게 족히 걸린다. 노트북에 설치했던 것이 아니라 먼저 있던 데스크톱에 설치해 보니 미국 냄새가 많이 풍겼다. 처음 설치할 때 아이디를 만들고 비밀번호도 열 두자 이상 길게 만들어야 하고 엄청 까다로운 것이 그래 보였다. 하기는 죄다 영어로만 세팅이 된 것이 검색해서 찾아보나 마나 미국 것이 맞았다. 사기로 맘먹고 인터넷 검색해서 찾아볼 때는 그러한 것을 염두에 두지도 않았었지만.
게임을 팔아먹으려면 대한민국도 염두에 두고 만들어야 할 것 아니야. 설치할 때 우리나라는 없었다.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러시아까지 있으면서 왜 대한민국은 없냐고? 젠장.
그래서 혹시라도 이 게임을 하는 이들 중 한글 패치라도 만들었을까 검색을 해보니 역시나 없었다. 그런데 검색했던 여러 분류 중에 그런 글들이 눈에 띄었다. 지역 제한을 하는 경우가 있다. 하도 한국 이용자들은 게임이나 소프트웨어를 불법복제를 하는 경우가 많아서 그렇다. 그래서 게임을 하는 사용자는 월등히 많지만 실지로는 판로에서는 막힌다는. 차라리 그럴 바에 번역해서 게임 상품을 내놓을 필요가 있냐?
예전에는 우리나라의 위상 문제라고 여겼었다. 아직도 선진국으로 가는 문턱에서 맴돌아 제대로 된 한국으로 가려면 아직도 한참 멀어 보였었다.
문제는 아직도 그렇다. 그게 정확할 것 같다. 경제력은 어느 정도 된 것 같이 느끼지만, 그에 따른 부가적인 문제들이나 의식 수준은 선진국들의 국민 의식을 쫓아가려면 아직 한참도 멀어 보인다. 정치의식 수준이나, 길거리에 담배를 피우고 아무 곳에 버리는 것들까지.
뭐 노트북 하나 사고 게임을 하나 사서 설치하면서 그렇게 거창할 필요가 있나 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정말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컴퓨터를 샀을 때 나는 한 번도 정품 윈도를 사서 설치해 본 적이 없다. 노트북이야 맥북처럼 소프트웨어랑 결합해서 파는 물건이라서 어쩔 수 없다지만 조립 컴퓨터는 예외다. 지금도 따로따로 구매하는 경우가 많은데 하드웨어는 돈을 주고 사지만 소프트웨어는 돈을 주고 사는 일이 과연 있겠나. 주위에 지인들과 대화해도 컴퓨터 조립해서 부품이 뭐고 성능이 어떻고 하지만 결국에는 운영체제는 복사판을 어디서 기가 막히게 구해서 설치한다. 그런데 지금도 나는 운영체제를 돈 주고 사면 아깝다. 생각이 든다. 왜 그럴까. 우선은 몇십만 원을 호가하는 고가라는 점이 발목을 잡는다.
나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 때문에 지역 제한을 걸어둔 이유 중의 하나일 것이다. 그래도 나는 양심적으로 게임은 돈을 주고 구매를 해서 당당하게 이 글을 쓴다. 전에는 무슨 프로그램을 설치할 때마다 제일 먼저 영어이고 그다음 언어 팩에서 일본은 있으면서 우리나라가 없으면 괜히 울화가 치밀었다. 일본은 만들어 주면서 왜 우리나라는 없는 거야. 아. 화가 난다. 아직도 우리나라가 세계적으로 움직이는 나라가 아닌가 말인가. 글로벌. 글로벌. 물론 그때는 그러한 점이 약간은 있다, 봤다. 일본은 잘 알려졌지만, 그 옆에 작은 나라는 아직 세계적으로 알려지지 않았고 이용자도 별로 없다고. 하지만 지금은 그게 아니고 불법 소프트웨어를 제일 많이 내려받아 쓰는 나라가 한국이다. 창피한 일이다. 인터넷 강국. 아이티 강국. 최고 일위를 떠들어 대면서 그에 따른 의식 수준은 아직 최하위를 면치 못하고 있다. 그게 우리나라 아니 나 자신 모습이다.
그냥 이해하기로 했다. 죄다 영어로 되어 있어도 어쩔 수 있나. 내가 영어를 잘해서 하면 되는 거지.
종일 앉아서 아무리 생각해 봐도 얼토당토않은 일이었다. 그래 난 그저 취미로 게임을 할 뿐이야. 결국에는 폐인이지. 그래서 게임은 종국에 빠져들 수 없고 결국에는 중독이라고 불릴만한 여력조차 없었다. 과연 이 게임들을 한다면 부가가치로 생겨나는 일이 뭐가 있나 따져보았다. 시간은 허송으로 보내고 전기는 전기대로 나가고 생산적인 일은 아니었다.
글을 쓰는 것도 마찬가지였다. 허송세월이었다. 하나도 진전된 것은 없었다. 겉으로만 맴돌고 알찬 구석이 하나도 없었다. 뚜렷한 효과의 시너지를 원한다면 제대로 알고 제대로 써야 하건만 아직도 제자리걸음이다.
힘 빠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