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과 티 브이

by 남상봉

초등학교 4 학년.
정동 문화방송 에서 녹화를 마치고 후문으로 나와, 버스를 기다리는데
"상봉아, 이리와.택시 타고 가자..."
하고 함께 촬영 했던 부촌 애들이 부르는 소리.
내 주머니엔 50원 짜리 동전 하나.
택시비는 500원.
여튼 버스를 타고 집에 와 일주일을 기다려 티 브이를 봐야 하는데.
일요일. 우리 집엔 티 브이가 없어, 주인집 누나 댁에서 내가 나오는 모습을 보고 함께 웃고 떠든 후, 바깥에 나오니 형이 기다렸다는듯 주먹세례를 퍼 붓는다.

나는 형이 때리는 주먹을 맞으며 혼자 중얼 거렸다.
'형, 주인집에 테레비 있으니 샘난다.잉~!'

그리고 삼 일 뒤, 엄마는 17인치 짜리를 마당에 떵~놓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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