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새의 노래

by 남상봉

엄마는 서울에 형은 외가댁에 나는 사촌 형네에 있었다.내 나이는 일곱살 이었다.그 날은 배가 고팠다.늘 그랬지만 그 날도 배가 고팠다.사촌 형수는 나에게 밥을 주지 않았다.아침을 못 얻어먹은 나는 낡은 방에서 나와 부엌을 가로질러 방죽 쪽으로 걸어 갔다.가만히 앉아 방죽물을 바라 보았다.초봄의 쌀쌀함이 피부를 파고 들었다.한참을 앉아 있다 자리에서 일어났다.집으로 걸어와 내 방문을 열때 콧물이 쏟아져 흘러 나왔다.나는 입술로 그것을 빨아 먹으며 혼자 웃었다.아침 대신 콧물이 밥이야.혼자 중얼 거리며 계속 콧물을 빨았다.어디선가 산새가 울고 있었다. 방에 들어가 잠을 자려는 내게 엄마가 자장가를 불러 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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