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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상봉 Dec 30. 2024

성인식

고2 때다. 그날도 어김없이 수업이 끝나고 금호극장을 찾았다.

물론 19금 영화를 보러 말이다. 캄캄한 영화관 맨 뒤에 앉아 신욱이 면수와 영화를 보고 있는데 앞 줄에 여고생 둘이 앉아 있었다.

영화는 리얼하게 남녀 주인공이 애정행각을 나누고 있었다.

그런데 영화 속 장면을 보며 앞에 앉은 여고생 중 한 명이 자꾸 나를 돌아보며 웃었다.

중략.

그녀는 옥화라 했다.
이옥화.
ㅇㅇ여고 1 학년.

나는 그녀와 함께 응봉산 중턱으로 가서 키스를 했다. 입냄새가 약간 나는 키스.

"내가 좋으면 우리 학교 앞으로 와..."

내일을 기약하고 헤어진 다음 날. 옥화는 우리 학교 정문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오후의 여름날. 학교 뒤  편 보광여관에서 그녀와 나는 하나가 될 수 있었다.

때 이른 열여덟 성인식은 옥화와 치르게 되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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