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도 먹어야지!

by ligdow


부모님은 내가 국민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집안일을 하나하나 가르치셨다. 농사일로 늘 바쁘셨기에 두 분이 집을 비울 때면 “네가 알아서 해라.”라고 단호하게 말씀하셨다. 요리도 그렇게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엄마가 시키고 가시면 밭에 있는 채소를 따다가 식사 준비를 했다. 어느 정도 익숙해진 뒤에는 반찬거리가 될 만한 것을 찾아 알아서 하게 되었다. 특히 여름에는 밭에 널린 채소들로 반찬을 만들었다.


호박볶음과 오이무침은 단골 메뉴였고 생각보다 쉬웠다. 하지만 가지볶음은 신경을 써도 금세 흐물흐물해져 엄마에게 한소리를 듣기 일쑤였다. 그래서인지 맛이 별로여서인지 나는 가지 반찬을 좋아하지 않았다.






어릴 때의 기억 때문인지 성인이 된 뒤에도 가지 반찬에는 좀처럼 젓가락이 가지 않았다. 여름이면 친정과 시댁에서 농사지은 가지를 챙겨 주셨지만 잘 먹지 않는다며 다시 꺼내 놓곤 했다. 그렇게 오랫동안 멀리하던 가지를 암 덕분에 애써 친해지려고 노력했다.


내가 가지에 주목한 영양소는 항산화 성분으로 알려진 안토시아닌이다. 그 외에도 가지에는 비타민과 무기질 등 다양한 영양소가 들어 있어 암 치료 이후 음식 관리를 하면서 자주 선택하게 된 식재료이다.


가지는 조리법이 간단해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

나는 세 가지 방법으로 먹는다. 쪄서 무치기, 기름 없이 구워 무치기, 그리고 기름에 볶는 방법이다. 특히 기름 없이 구워 양념장에 무치면 색다른 식감과 맛을 즐길 수 있다.


찜기에 김이 오른 상태에서 가지를 넣고 30초-1분 정도 찐다. 나는 주로 전기찜기를 사용하는데 써는 방식에 따라 시간을 달리한다. 이렇게 하면 너무 흐물해지지 않으면서도 부드럽고 적당한 식감을 살릴 수 있다.



가지를 숭덩숭덩 썰어서 찐 후 간장과 생들기름, 마늘로 무친다.


-기름 없이 중 약불로 구운 후 양념장에 무친다.

적당히 쫄깃한 식감과 간장 양념이 잘 어울린다.


지루할 때쯤 다른 채소들과 쪄서 함께 무친다.


-가지를 달걀과 함께 볶아 토마토퓌레와 함께 밥에 올려 먹는다.

-호박과 양파와 함께 볶는다.


-볶음이 가장 편하다.

-때로는 가지와 호박, 배추를 쪄서 생들기름과 소금을 뿌려 아침에 먹는다.


가지 두 개 중 하나는 전분물 옷을 입혀 구운 후 양념장을 올린다. 찹쌀전분이라 그런가 옷이 투명하고 쫄깃하다.


가지 한 개를 네 등분으로 썰어서 찜기에 찐다.

결을 따라 젓가락으로 눌러주고 양념장을 올린다.

(양념장: 영양부추, 파프리카, 양파, 마늘, 간장, 매실액, 고춧가루)

먹을 때 젓가락으로 주욱 찢어 밥에 올려먹는다.





한때는 가지를 슬쩍 밀어내던 편식쟁이였는데 지금은 언제 그랬냐는 듯 맛있게 잘 먹는다. 이 모습을 엄마가 보셨다면 아마 “입이 짧은 애가 웬일이냐?“ 하고 놀라셨을 것이다. 이글을 쓰며 오늘도 엄마를 떠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