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정원

by 창운

빈 정원은 시간 속에서 잊혀진 장소 같다. 잔디는 푸르름을 잃고, 메마른 흙길 위에는 바람에 흩날린 노란 낙엽들이 쌓여 있다. 그곳에는 한때 만개했던 꽃들의 기억만이 남아 있다. 지나가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바람에 실려 흩어진다. 잔잔한 소리 속에서는 정적이 느껴진다. 고요함이 나를 감싸고, 내 안의 깊은 그늘을 드러낸다.


그리움은 시간의 정원에서 나를 찾는다. 오래전 함께했던 시간이 저 멀리서 다가오지만, 손을 뻗으면 스르르 사라져 버린다. 아마 이 순간도 이제는 과거의 한 페이지로 나를 돌아보게 만드는 거울이 된다. 머릿속에 질문이 맴돈다. 나는 누구인지, 어디로 가고 있는지.


그리움은 가끔 내 마음에 잠입해 잃어버린 순간들을 다시 떠올리게 한다. 행복했던 기억들은 마치 오래된 사진처럼 바래져 가도, 여전히 소중하다. 그러나, 그 기억들도 시간의 흐름 속에서 점점 희미해진다. 나는 길을 잃고 헤매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비어 있는 정원은 나에게 무엇을 말하고 있을까. 누군가와 나눴던 대화의 여운이나, 함께 걷던 길은 이제 더 깊은 의미가 된다. 빈 공간은 마음의 소리를 듣게 해 준다. 그리움은 한때 만개했던 꽃처럼, 한동안 잊혀졌다가 다시 나를 감싸안는다.


마침내, 이 고요한 정원 속에서 나는 다시 나 자신과 마주하게 된다. 이 빈 공간을 받아들이며 이곳에서 나의 감정을 깊이 음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