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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산상의 화원 만항재에 오길 잘했다

슬기로운 차박생활

by 성희

우리 부부는 여름마다 차박지 만항재에 왔습니다.

시원하고 모기가 없고 전나무 숲 옆에서 자연휴양림처럼 지낼 수 있는 곳

산상의 화원, 천상의 화원에 피어난 야생화를 볼 수 있는 곳

축제기간 소소한 공연들을 볼 수 있는 곳

태백산, 함백산. 백두대간으로 등산하기 좋은 곳

운탄고도를 따라 화절령으로 갈 수 있는 트레킹 코스도 있는 곳 우리가 정말 좋아하는 곳으로 왔습니다.


단점도 있지요. 거품식 화장실에 손 씻을 물이 없어요.


세수는 혜선사까지 2.5km 걸어가면 된답니다. 시원하게 쏟아지는 샘이 있어요. 차도 운행이 가능합니다. 아침 운동 겸 다녀오지요.

장박을 할 경우 태백시의 보석사우나와 빨래방을 이용합니다.

화장실이 불편하면 태백산 유일사 화장실을 이용하면 됩니다. 깨끗합니다. 하루 한 번쯤은 차를 타고 갔다 오면 됩니다.


매년 함백산. 야생화 축제를 할 때부터 1주일 정도를 이곳에서 지냈습니다. 친구모임 날짜로 인해 이곳에 와 있을 시간 4일간을 집캉스를 했는데 시원한 에어컨 아래 편안하게 쉬어 몸은 편안하지만 불편이 생기는 건 왜일까요?


친구 모임이 끝나고 드디어 만항재로 출발하였습니다. 국토를 가로질러 5시간을 달렸습니다. 초록초록 들판의 싱그러움이 무료한 일상을 바꾸어 주었습니다.
태백시를 지나고 구불구불 함백산 도로로 접어들었습니다. 창문을 열고 에어컨을 끕니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옵니다. 길 곳곳에 차박하는 차들이 보입니다. 2년 만에 와서인지 시원함에 더 매료됩니다.
오후 6시 30분 만항재에 도착하였습니다. 우리는 운탄대로로 가는 길 쪽에 주차합니다.


저녁에도
30도가 넘어가던
남쪽나라 고흥
그 뜨거움
여기엔 없다.


커다란 삼나무 숲
줄지어 늘어선
캠핑카 이웃들
웃음 띤 얼굴


바람 따라 찾아오는
바람의 길
꽃향기를 따라 찾아오는

야생화길


부산스러운
만항재 캠핑촌
이웃집
차박캠퍼와

밤늦도록
이야기하는 남편


그사이

모두 열어 놓은 차문 사이로

찬바람이 들어온다.


춥다
침낭을 덮고 긴 옷을 입고

모든 문을 닫고 잠이 든다.


이게 현실이야?
고흥도 시원해졌을까?
만항재만 시원한가?

만항재에 오길

차암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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