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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희 Aug 09. 2024

도심 속 숲길을 걷다.

부산 화명동 도시 숲길에서

부산집에서 일주일



만항재를 떠나 부산집으로 왔습니다. 나를 데려다주고는 남편은 고흥으로 갔습니다. 이번 일주일은 저는 부산에서 딸과 함께, 남편은 고흥에서 아들과 함께 지냅니다. 2달에 한 번,  혼자 지내는 부산 집에서  청소도 하고 반찬도 만들 집안도 꾸며보며 전업주부가 되어보는 시간입니다.  

첫날은 청소와 요리의 날

더운 날씨 때문에 방 청소하고 쉬고 베란다 화분 정리하고 쉬고. 목욕탕 청소하고 쉬고 빨래하고 다. 그래도 하루 만에 할 일 끝. 그다음부터는 일이라 할 만큼의 힘든 일이 없습니다.


쉴 때는 거실의 큰 에어컨보다 큰방의 작은 에어컨을 사용합니다.  에어컨 1대와 선풍기 2대,  나를 폭염 속에서 구해 주는 구세주입니다. 이렇게 문명의 도움을 받아도 만항재보다 시원하지 못합니다.


요리는 베이컨 팽이버섯 말이, 계란장,  닭가슴살 샐러드, 암배추 두부 전, 계란말이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요리레시피를 보고 만드니 맛은 보통 이상이 되는 것 같고요. 예쁜 접시에 세팅을 하고 먹으니 만족스럽습니다. 만족스러운 하루를 보냈습니다.


이제는 집안일은 청소기만 돌리고 빨래만 하면 됩니다. 30분만 해도 완료입니다. 덥기 전에 산책을 하기 위해 딸이 출근할 때 같이 나섰습니다.

부산 화명동, 20년 동안 살았던 곳이라 내 손바닥 안에 있습니다. 운동하기 좋은 곳이 많지만 오늘은 맨발 걷기 숲길이 조성되어 있는 기찻길숲길 산책로로 갑니다. 가는 길에 있는 도심 숲도 거쳐갑니다.


금곡대로 수림대

우리 집에서 가장 가까운 도시숲길입니다. 이 길은 운동하는 사람이 쓰는 길이 아니라 인도대용으로 이용됩니다. 잘 다져진 마사토길입니다. 걷기에 최적화된 길입니다.

거리가 좀 짧아요. 출근하느라 바쁘게 걷던 길이었는데 여유 시간이 넉넉한 오늘 끝까지 걸어갔다 다시 돌아옵니다.  오늘은 메타세콰이아 숲과 곧게 선 나무줄기가 다가옵니다. 바쁘게 걸을 때와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네요. 화명동의 번화가  도심을 걸어. 장미공원으로 갑니다.



화명장미공원

장미공원은  가장자리에 그늘 길이 있고 벤치가 잘 만들어져 있어 화명동 주민의 휴식 공간입니다. 부지런히 걷는 사람들과 그늘에 앉아 휴식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장미가 필 때는 너무 아름다운 곳입니다.  장미도 아직 있어요. 한창때 모습은 아니지만요. 연못이 하나 있는데 지금은 붉은 수련이 환하게 피어 있어요. 그늘에 앉아서 힐링하고 싶지만 늦기 전에 산책길로 갑니다.




기찻길 숲 속 산책

장미공원을 100m쯤 더 가면  도심 속 숲길이 있어요. 기찻길 숲 속 산책길인데요. 경부선 수림대에 산책길을 조성했답니다. 3.5km의 길입니다. 오늘은 서쪽 길로 갑니다. 황토맨발길을 가기 위해서입니다.

황토풀도 있고 진흙 반죽하는 것처럼 밟을 수 있는 공간도 있습니다. 촉감이 좋습니다.


 황토맨발길을 따라 걸어봅니다. 약간 미끄러워요. 이럴 때는 감속이 필요합니다. 미끄러운 곳은 천천히 천천히

발밑이 시원합니다. 끈 저 근 적 흙이 발에 달라붙어 황토 신발을 신었습니다.


황톳길 왕복하고 다음 행선지로 떠납니다. 아담한 숲길도 좋지만 시야가 확 트인 화명생태공원으로 갑니다. 그늘이 없을까 봐 걱정입니다.



화명생태공원

터널을 통과하면 화명생태공원입니다.

역시 탁 트인 곳이 좋고요. 언제 자랐는지 메타세쿼이아가 그늘을 충분히 만들어 주고 있습니다. 2년 전보다는 확실히 더 자랐네요. 화명생태공원에는 시민들을 위한 많은 시설들이 있습니다. 야구장, 족구장, 테니스장, 농구장, 축구장, 게이트볼, 파크골프 등등


 보트계류장도 있습니다.


와, 초록초록

눈이 시원합니다. 반그늘길을 따라 서쪽으로 갑니다. 초록초록 길입니다.

여기가 최종 목적지입니다. 2년 전에는 연꽃이 가득 피어 있었는데 지금은 연못 속에는 아무것도 없고  연못 가장자리에 금계국들이 가득 피어있습니다. 아름답습니다.


너무 더워서 그늘 속 벤치를 찾아보았습니다. 왜 벤치들은 다 햇볕 속에 있는지


걷다기ㅡ

걷다가 겨우 찾았습니다. 아직 지치지는 않았지만 온 길을 다시 걸어가지  안 가도 됩니다.

  

저기 보이는 다리를 건너 구포시장으로 가서 버스를 타기로 했습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니 관광안내소가 있고 에어컨이 틀어져 있어 시원합니다.


구포시장으로 건너가는 다리를 건너갔습니다.


놀라운 것

버스정류장에도 에어컨 시설이 있네요. 제가 살던 2년 전에는 없었는데요. 덥기는 한가 봅니다.

살기 좋은 도시라 보는 게 옳겠지요.

오늘 운동은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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