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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희 Aug 22. 2024

늦여름 단상

농민의 애환

늦여름 일상

은퇴 1년 후  나의  일상생활이 바뀌었습니다. 초보작가가 되었습니다. 작지만 수입도 창출합니다. 신입사원 마냥 초보 초심으로 돌아가 인생 2막을 즐깁니다.


2017년부터 운영중인 페이지 100대명산 차박도전기의  구독자 이선생님의 소개로 월간지에 차박여행을 10회  연재하고 있고 고흥군 귀농귀촌SNS행복작가단도 되었고 그린 대로 서울센터에 글도 적었습니다.

외 브런치스토리 작가도 되어 신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두서없이 활동하다가 보니 머리가 정리가 안되어  노노노차박기행이란 가상 회사를 만들어 월중계획을 세워 활동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만항재와 부산을 다녀온 후 스케줄표 짜기에 바쁩니다. 차박여행 하는 날, 지금까지 여행기 문서로 만들고 SNS에 알리는 날  평생학습관 가는 날, 휴식하는 날 등을 기획합니다.


노노노차박기행의 사업은

첫째 차박여행을 떠나는 것입니다.

둘째 차박여행기의 관리입니다.

셋째 이제까지의 여행기를 문서로 정리하는 것입니다.


차박여행계획을 짜는 것은  설레는 일입니다.

우선 추석연휴에는 흑산도와 홍도여행을 준비합니다. 블랙야크 100대 명산은 완등했지만 산림청 100대 명산은 아직 10봉쯤 남았기에. 홍도를 시작으로 완등할 생각입니다.

다음에는 울릉도 성인봉도 갈 예정입니다.

그리고 일본차박여행도 준비 중인데요. 시원한 여름에 가지만 캠핑카로 구조변경 등 준비할 것이 있네요.


차박여행 기록 남기기는 그날 일어났던 일, 등산코스 등을 즉흥적으로 두서없이 처음 적은 것을 오타 교정도 보지 못하고 올리는데요.  교정도 해야겠다고 생각은 합니다.


세 번째 기록정리입니다.

백대명산 등산 및 차박 기록들은 문서로 정리합니다. 일 년 동안 문서작성을 안 했더니 감각도 떨어지고 타자도 느려지고 하나 정리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네요.

하나씩 쓴 글이 제법 모여 정리하는데도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습니다.


요즘 열흘 간 날씨가 나를  가택연금 시켰습니다. 에어컨과 선풍기를 같이 틀어 놓고 생활합니다.

 계획 세우고  글 쓰고 그렇게 10일 정도 집에서 식구들 얼굴만 보고 지냈습니다. 휴대폰으로 글을 쓰다가 오랜만에 컴퓨터 앞에 앉아 작업도 했습니다. 일주일이 지나니 한계가 옵니다. 날씨가 시원해져 차박여행을 빨리 떠나야겠어요. 그동안 없던 짜증이 생기기 시작하고요.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오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더위가 한 풀 꺾인 저녁나절. 산책을 나갑니다. 스트레스는 발밑으로 뽑아내는 것이 최고니까요.


집에만 있다 보니 골목이 어떻게 변했는지도 몰랐습니다. 참깨의 수확시기입니다.. 가지런히 말리는 참깨단이 눈에 들어옵니다.


 이곳에서 1,2번 집의  3분의 이웃이 모여 아이스크림 하나씩 드시고 계십니다. 나 줄 것 없다고 걱정하십니다.

"저는 집에 많이 있어요. 걱정 마세요."


참깨는 농촌 작물 중 고가입니다. 작년에는 한 되에 4만 원 했다네요.  수확하기는 무척 힘들답니다.


1번 집 어르신은 마늘 도매상을 했다고 하고 젊어서 돈을 많이 벌었다고 합니다. 가까운 거리도 커다란 모하비를 타고 다니시며 풍채도 좋고 근엄하십니다. 평소 여유가 있어 보입니다. 그런데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는 표정을 보았습니다. 너무 힘들다는 것이 표정으로 나타납니다.

일을 하시기에는 연세도 많고 체력이 안되시는 것 같습니다. 주로 이 집 언니만 일을 하기에 한량이시구나 생각했고 언니는 그 많은 일을 도맡아 하시니 슈퍼우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일을 조금 도와주고도. 이렇게 힘들어하시는구나 이분이 이런 처지였구나 안타까움을 처음 느껴보았습니다.

언니는 베고 묶고 하는데 어르신은 전동수레를 끌고 운반하는 일을 도와줍니다.


참깨는 한꺼번에 수확을 하지 못합니다. 익는 대로 하나씩 벤다고 합니다.

맨 아래에 있는 열매가 하나나 둘 위사진처럼 색이 변하고  벌어지면 벤다고 합니다. 처음 수확한 지 열흘이 넘었지만 아직도 반 이상의 참깨가 밭에 서 있습니다.

벌써 수확을 한 것부터 아직 꽃이 피고 있는 것도 있습니다. 한날한시에 수확하지 못하고 한 달 이상 매달려야 할 것 같습니다.

베어서 말리고 터는 것이 세트입니다. 수작업으로 이루어집니다. 털어도 바로 쓸 수 있게  씨앗만 거둬지는 것이 아닙니다. 잎도 껍데기도 섞이니 이것을 체나 키나 풍로로 분리해야 합니다.

 비라도 오면 비닐을 꼼꼼하게 씌워야  하고 일이 참 많습니다.

참기름, 깨소금 쉽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귀하게 먹어야겠습니다.


1번 집 참깨밭인데요. 반쯤 베어낸 밭입니다. 작년에는 아파서 묵혀 놓았던 땅이랍니다. 마늘 수확한 그 자리 멀칭한 비닐도 그대로 둔 채 그 구멍에 참깨씨를 뿌리고 안 난 곳은 이식을 하고 많이 난  곳은 뽑아줍니다. 여름 내내 풀매고 손을 보시더니 수확을 할 때도 이렇게 고생을 하십니다.

고소득작물이어서인지 마늘밭에 참깨를 많이 심습니다. 조금이라도 젊은 분들은 마늘농사 후에 벼를 심고 어르신들은 깨를 심으셨습니다.


고생은 많으시지만 올해도 참깨값이 비싸서 돈 많이 벌었으면 좋겠습니다.


저의 목적은 산책입니다. 남편은 운암산 싸목싸목길을 갔다 오니 저 혼자만 나갑니다. 작년 이맘때쯤은 둘이서 이 길을 걸었고  고개너머 축두마을 고옥마을까지 갔었어요. 지금 걷는 3배의 거리를 걸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는 달이 둥실둥실 떠 있고 별빛도 쏟아졌는데 아득한 옛 일처럼 느껴집니다.


달 동안 글 쓰고 저녁밥도 먹고 운동은 안 하니 체중이 불어났어요. 그래서 오늘부터는 저녁밥은 안 먹고 하루 만보 정도라도 걸으려고 혼자 산책을 합니다.


작년 산책길에서 항상 만나던 부산댁부부를 만납니다. 남편의 안부를 묻네요. "우리는 외부로 차박을 많이 나가고 아닐 때는 남편은 운암산을 갑니다. 나이 들어서 하루 두 번은 못 걷겠다고 하네요."

두 분은 발걸음 가볍게 지나갑니다.


벼이삭이 피기 시작했습니다. 가을이 가까이 다가왔습니다.


달이 뜰 때까지 운동은 못하지만 해가 지는 것은 봅니다.

우리 동네 산책길에서는 산으로 뜨는 해와 산으로 지는 해는 볼 수 있습니다. 노을은 아름다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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