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성희 Aug 23. 2024

건망증

정리정돈 스타일

제 스타일의 정리정돈입니다. 책 높이까지는 맞추지 않지만.이니 책 높이까지 맞추고 싶지요. 책장을 살 때도 무언가 보기 싫은 물건은  감출 수 있는 아래쪽에 문짝이 있는 것을 선택합니다.

그리나 문짝 속에 정리해 둔 것은 잊어버리고 저 때 못쓸 때가 많습니다.


남편 스타일입니다. 눈에 보이는 데 찾기 좋게 진열하는 듯합니다. 꽂이든 부엌장이든 맨 위 공간까지 물건이 가득합니다. 보이지 않는 문짝 속에는 빈 공간 있어도 눈에 보이는데 진열합니다.


이혜정 씨와 고민환 씨가 촬영한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는데 그 집도 우리 집과 스타일이 비슷하더군요.

아내물건들이  안 보이게 하서 깔끔하게 정리정돈을 하고 남편은 찾기 쉽게 정리를 하는데 남자의 정리정돈은 콘텐츠다.라고 말하더군요.  패널로 참여한 남자분들이 모두 동의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우리 집도 찾기 쉽게 진열하는 것이 남편의 정리정돈 방식대로 합니다.

우리 집은 남편이 퇴직이 빨랐고 오래전부터 가사를 담당했기에 남편의 의도대로 정돈됩니다.


퇴직 후 저는 가정주부의 자리를 차지하고자 했습니다. 저의 뜻대로 음식도 하고 정리정돈을 하고 싶었기 때문 일 겁니다. 예쁜 그릇에 음식을 세팅하고 집도 우아하게 꾸미고 살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남편은 불량주부 자리를 내놓지 않았습니다.  의도대로 집안을 꾸릴 수 없어 스트레스가 조금 있었지요.

 저는 또 바깥일을 합니다. 텃밭 가꾸기, 청소, 여행 후 글쓰기 등이지요. 저는 한없이 편하게 살아가는 중입니다.


시간이 여유로워 편하고 글을 쓸 수 있는 시간적 많아  간신히 만족하며 삽니다. 남편 역할은  운전과 요리입니다. 집에서든 차박을 가든 혼자 합니다.


요리를 하는 남편은 '맛있어요.'

하는 칭찬을 받고 싶어 합니다. 아침은 항상 샌드위치,  양배추 패티에 싱추 어쩌다 토마토를 넣어 먹는 게  다이니 칭찬을 잊어버릴 때가 많습니다. 남편이  가끔씩 서운해합니다.. 365일 같은 스타일 고집합니다.  익숙한 것에 취해 변화는 싫어합니다.

그래도 맛있다는 말을 듣고 싶은 남편

아, 요즘은 일본어 배웁니다. 맛은 변화가 없어도 말은 변화를 줍니다.

"아나타, 오이시이-네"


그런데 말입니다. 어느 날 보니 집에 오래된 화과자가 있는 게 아니겠어요. 상한 냄새는 안 나지만 책꽂이 앞을 점령하고 있어 버릴 기회다 생각하고 2세트다 버렸어요. 일본어 선생님 딸이 떡집을 운영한다고 들었고 이것을 받아왔다면 6월 말에 받아왔거든요.


"이거 상했어, 버리자."


쓰레기봉투 속으로 투척하니 왠지 소심한 복수를 한 느낌으로 어깨가 으쓱합니다.


"당신이 안치운 것  내가 정리 버렸어."

^2달쯤 되었는데 왜 갑자기 책장에 있지?"


남편이 집으로 왔을. 때

오래된 화과 버렸다고 이야기했어요.


 "오래된 화과자? 난 가져온 적이 없는데?"

남편은 고개를 갸우뚱했고 그때는  넘어갔어요.


차박 용품을 챙기는 중 

" 만항재축제 때 받아온 비누 안 봤나?"


'아참! 그게 그거였구나!'


만항재에서 하이원팀이 스티커를 붙인 사람에게 준 선물이었습니다. 남편이 줄을 서있는 것을 보고 화장실을 다녀오던 저도 줄을 서서 받았더랬습니다. 그래서 2세트 받았지요. 그때도 떡인 줄 알았는데 비누세트였지요. 차박여해에 작은 비누는 꼭 필요한 거라 소중하게 보관했답니다.


다닥~~

빛의 속도로 가서 쓰레기 봉지를 뒤집고 비누를 찾아내었습니다. 하루가 되지 않아 부엌에 있던  봉지에 그대로 들어있어 다행이었습니다.


"휴우, 찾았다. "


통째로 버려서 오염도 안되었어요. 버릴 때는 속이 시원했는데 찾으니 숨겨두었던 귀중품을 찾은 듯 기뻤어요.


건망증!

나의 건망증!

이를 어째요?


안 보이는 곳에 두면 영원히 못 찾을 수도 있겠지요.

남편의 정리방식 조용히 따라갑니다.


공무원시험 준비하는 아들방에 와 보았어요. 공림님의 답글을 보고 남자는 다 그런가 생각했는데 이 녀석은 생각하고는 다르네요. 부산에 있는 방도 마찬가지인데요.

공부하던 책도 유효기간이 지나면 다 버려요.

정리정돈은 버리는 것. 비우는 것이네요.



작가의 이전글 늦여름 단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