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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희 Aug 30. 2024

고흥에 머물다-어쩌다 총무(평생학습관 개강)

고흥평생학습관

하반기 고흥평생학습관 개강을 했습니다. 저는 이번에는 하모니카와 산약초 수업을 듣습니다.

상반기에 듣던  캘리그래피는 수업시간이  7시부터라서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10시 가까이 됩니다. 해가 짧은 시기에는 부담스러워 내년에 듣기로 합니다. 연속성이 있으면 좋겠지만  전문가가 되려고 하는 것이 아니니까요.


산약초 한 강의만 듣는 것은 아쉬웠고요. 차박여행 때문에 화요일  강의 중에 하나 더 듣기로 했습니다. 저는 그림이나 만들기를 하고 싶었지만 없었고요. 시간에 맞추니 하모니카 반이 있었습니다.


평생학습관에도 악기를 다루는 수업은 종류가 많았습니다. 색소폰과 통기타, 가야금, 플루트, 크로마하프가 있었습니다. 기타도 색소폰도 배우고 싶은 생각이 있습니다.


하모니카를 선택한 것은  아들이 사 준 하모니카가 때문입니다. 우리가 차박 가서 심심할 때 부르라고 작년에 사 주었는데 사실 안 불었습니다. 주법을 모르기 때문이었습니다. 애써 마음 써 주었는데 불면 더 기쁘겠지요? 아들에게 하모니카 분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선택했으나 악기연주는 자신은 없습니다.


강사님이 들어왔습니다. 길고 지루한 주의사항과 이론 시간이 끝나고 자기소개 시간이 되었습니다.

대부분의 수강생들은 이름과 사는 동네를 말하기도 쑥스러워했습니다.

"○○○에 사는 ○○○입니다.  하모니카는 처음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나는 나름대로 소개말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팍 줄였습니다.

저는 현재 2살인 성성희입니다. 2살은 인생 2막의 두 살입니다. 1살 은 이리저리 살았고 2살 때는 새로운 직업이 생겼습니다. 차박여행을 하면서 글을 쓰는 초보여행작가입니다. 수입은 조금 있습니다.

하모니카는 처음이고요. 배우려는 이유는 아들이 하모니카를 사주면서 한적한 곳에 있을 때 푸르면서 시간을 보내라 했기태문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이리저리 소개를 했다.  그다음 자기소개를 잘하는 분도 2-3명 더 있었습니다.


1교시 후 총무를 뽑았습니다. 내 옆에 앉은 친구는 50대 초반입니다. 자기가 해 볼 손들라 하니 아무도 없었고 추천하라 하니 작가라 소개한 사람 하라고 합니다.

한번 사양하고 두 번째는 한다고 했습니다.


남편은 같은 시간 3층에서 일본어 강의를 듣는데 그 반의 총무입니다. 붙임성이 좋기 때문인데 남편에 비해 인기 없음에 자존심 상했는데  총무가 되니 조금 위안이 되었습니다.


총무의 역할은  시작과 끝의 인사라 했다. 차렷, 경례  구령은 평생 들었지만 싫습니다.


그러서 차렷, 절

이랬더니 강사도 수강생도 싫다고 합니다.

차렷, 인사라고 하라고 다른 수강생이 주문합니다.


두 번째 임무

하모니카와 교재 나누어주고 돈 걷고 명단 작성하기입니다.

누가 돈을 내었는지 표시는 했지만 헷갈리도 했고 책이 한 권이 없어져서 찾아 헤맸습니다.  없어진 그 책은 종이가 없어 내가 명단을 적기 위해 가져갔는데 까먹고 있었던 것이죠. 가로세로 정확하게 맞았습니다.  무통장 입금은 빨간 동그라미 표시하여 강사님께 드렸습니다. 임무 끝.



나는 아들이 준 하모니카를 불면 추가 비용이 교재 한 권 사면 될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하모니카도 어찌 그리 종류가 많은지 모든 곡을 다 연주하려면 8개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오늘 강사님이  갖고 온 것은 A조 하모니카입니다. 비교적 불기가 쉽다고 합니다.

한 개에 6만 원 교재비는 11000원입니다. 가요를 비롯 많은 곡이 있습니다. 좀 비싼듯합니다. 71000이 없어졌습니다. 아깝다. 내 돈


복식호흡과 하모니카 주법을 배웁니다. 난 2옥타브의  도레미파솔라시도만 압니다. 빨아들이고 불고도 압니다. 입에 대니 소리가 잘납니다. 전체 설명이 끝나고

개 펼 연습 시간입니다. 강사님이 옆에 섰습니다. 하모니카는 내 입 깊숙이 들어가 있습니다. 내시경 호스가 들어 있는 기분입니다.  강사님이 내입을 잡고 있는데 이거야 원

''이렇게 불라고?'

아까 배운 복식호흡은 어디로 갔는지?

내시경 하듯 꺼이꺼이 소리가 납니다.

입도 작게 오므려야 한다. 가로로 크게 벌리면 주변의 음까지 불어 도를 불면 솔도 이 화음이 나버립니다.


이게 과제이겠지?

복식 호흡


도레미파솔라시도를 불다가 단조러워 국민동요를 불어봤습니다.

솔솔라라 솔솔미 솔솔 미미레

솔솔라라 솔솔 미  솔미레미도

소리는 잘 나지만  입속 깊숙이 넣어 불면 하모니카가 움직이지 않습니다


숨이 막히고 토할 것 같습니다. 꽉 물어서 인지 하모니카도 잘 움직이지 않습니다.


오늘 과제가 있습니다. 똑같아요. 연습입니다.

도미솔 도미솔 라라라솔

파파파 미미미 레레레도

 도미솔은 호흡은 하나로,  악기 위치만 바꾸어 주면 된다. 원키라 부른다 합니다.


제일 어려운 게 원키로 연주하면 호흡이 도미에서 끊겨 속까지 가지 않는 것입니다. 호흡이다. 집에 가서 많이 연습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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