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성희 Sep 02. 2024

고흥에 머물다- 태양초 고춧가루

짧은 글일 뿐 시는 아닙니다.

후드득

빗방울 소리


후다닥

남편이

마당에서 거실로

고추를 옮긴다.


꼬들꼬들

사각사각

속이 훤히 비치는

마른 고추들


"이거 믹서로 갈면 고춧가루 되려나?"

뻔한 호기심

아직 만들 생각 없는데

첫 경험이라 신나 말만 해본 건데


벌써 내 앞에

놓여 있는 분쇄기

우리 남편은 번개 같다.


붉은빛  투명하게

닦고 또 닦은 고추


가득 구겨 넣어 누른다

하나 두울  셋


"이건 뭐야?"

노란 씨앗 도드라져

붉은빛이 모자란다.

빨강, 주홍, 노랑


고춧가루는 왜 이리 적은가요?

한통도 안되네

매운 냄새만 솔솔~~

짜파게티에  나물 무칠 때 솔솔~~~


아껴 먹어야겠다.


일단 고춧가루로 쓸 수 있을  만큼은 됩니다.

고춧가루를 만든 후 유튜브를 보았습니다. 붉은 고춧가루를 만들려면 씨앗을 빼내야 하고 고추는 가위로 갈라 속 부분도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남은 고추로 더 붉은 고춧가루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요. 첫 시도 후 고춧가루를 만드는 데는 거침이 없을 것 같습니다.



희원이 작가님처럼  7 행시 적어 보았습니다. 하루 일과 중 중요한 한 사건으로 적어 보기로 했습니다. 안 하던 거라 이래도 되는지 올리기도 민망합니다.


고춧가루 만들기 7 행시


제목 가을 여행


고-요한 가을

추-색의  전령사 때 이른  귀뚜라미 소리 들린다


가-슴이 콩닥콩닥 단풍의 계절 차박여행 꿈꾸며 설렌다.


루-루 루루루룰루 지금 단풍 익어가고 있겠지?


만-산홍엽 천자만홍 물


들-이기 위해 마지막 햇빛의 분수로 샤워하겠지


기-다림은 조금만 더,  광활한 산과 들이 그리는 고운 수채화가 내 앞에 펼쳐질지니......


작가의 이전글 너무 많아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