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단종유적지를 돌아볼 예정이다. 청령포와 장릉 그리고 관풍헌이다. 이 중 가장 많이 가 본 곳은 청령포이다.
주차장은 꽤 넓지만 나무가 없어 주차할 공간을 찾기가 쉽지 않다. 한참을 찾다가 다리 밑에 주차시켰다.
남편이 신발끈을 고쳐 매는 사이 매표하러 갔다. 일반 입장료 3000원, 경로우대 1000원이다. 배를 타고 건너가야 하니 금액은 이해가 간다. 남편은 어제 별마로천문대에서 경로우대표를 끊었다. 한 번 해 본 후 두 번째로 경로우대를 끊을 생각이었으나 앞에 매표하는 분과 매표원 사이에 실랑이가 있다. 경로우대가 안된다는 것이다. 장소에 따라 모두 다르니 이곳 청령포에서는 경로우대는 해당이 안 되는구나! 하고 해석했다. 묻지도 않고 일반 2개로 끊었다. 그런데 남편이 오지 않아 관광안내도 보고 요금표 안내도 보고 여기저기를 다 보았다. 경로우대가 적용되었다. 매표원에게 다시 물으니 앞에 분은 경로우대가 적용이 안 되는 분이고 경로우대라는 것이 3곳이나 안내되어 있는데 왜 물어보느냐고 대답한다. 나도 주의를 살펴보지 못한 게 잘못이지만 이 말투 좀 너무하네 좀 불친절하네. 그래도 신분증을 보여주면 경로우대로 다시 매표해주겠다고 한다. 남편 신분증을 주니
"59년 11월 생이라서 경로 적용이 안됩니다. 기초노령연금도 11월이 지나야 받을 수 있고요." 장황하게 설명한다. 만 65세가 되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우리는 받지 못하는 기초노령연금 말을 꺼내는 것이 껄끄럽다.
일반입장권을 끊어도 문제가 없기에 일반으로 끊었다. 확인은 신분증 보는 것으로 끝이다. 어떤 기록도 남지 않고 매표원의 결정이 끝이다. 어제 별마로천문대에서도 신분증은 보여주었다. 같은 강원도 같은 영월땅인데 같은 신분증을 보고도 적용 기준이 다르다.
청령포에 들어갔다가 장릉으로 갔다. 여기도 매표가 필요하다. 영월이라 같은 기준이겠지?
일반으로 끊으려다 그래도 경로우대가 생각난다.
할인을 받으려면 미안한 생각이 드는데......
매표원에게 말하니 경로는 무료고 나의 입장로 2000원만 결제한다.
이제야 이해가 되는 것도 있다. 아까 내 앞에서 매표하던 분도 이런 맥락일 것이다. 경로우대가 안 되는 64세 이하 분들은 일반으로 매표했을 것이고 58년생분들 이상의 나이는 확실히 경로우대가 적용되었을 것이다. 그분도 59년 9월에서 12월에 주민등록 되어 있는 분일 것이다.
순천만국가정원에서도 경로우대는 59년생은 전부 적용된다고 했던 기억이 있다. 가지산 석 남사나 일부 절에서는 70세 이상이 경로 우대가 적용되는 것도 보았다.
그러나 알고 싶은 것은 정확한 기준은 무엇일까?
59년생부터 할인을 받느냐? 생일이 지난 만 65세부터 할인을 받느냐는 것이다. 1월부터 9월까지는 경로우대를 사용해보지 않았고 11월까지 두 달이 남았다. 순천만국가정원 갈 때 한번 사용할 것이다. 경로우대권의 적용의 시작은 생년일까? 생일일까?
경로우대......
일반으로도 입장할 수 있다. 할인을 받는 것이 미안하기도 하다. 그런데 또 할인을 받으니 기분이 묘하게 좋기도 하다.
집으로 오는 길
장릉에서는 낮도깨비팀이 공연을 하고 있었는 데 남편이 그 공연에 감동을 받았나 보다. 진지하게 활동하는 젊은이들이 보기 좋다 한다. 그 공연 후 한국문화유산센터의 대금과 가야금 합주 권기봉작가의 역사 강연이 있었는데 품격 있고 멋진 공연이었다고 말한다.
남편의 소원은 그렇게 열심히 하는 분들에게 음료수라도 사주고 싶다 한다. 5만 원씩 세 팀에게 15만 원 정도 쓰고 싶다고 한다.
"통이 크십니다. 우리 2박 3일 여행비인데요."
"젊은이에게 노인을 부양하라고 하지 말고 부자노인이 가난한 노인을 부양해야 올바른 사회가 되는건데....."
그의 철학이 나온다. 귀에 피가 나도록 들었던 이야기 또 듣는다.
아! 하나 더 했어요. 손뼉 치고 호응 잘했고요. 뒤 강연이 끝나고 수고했다고 인사하니 우리 부부의 호응이 일당백이었다면 여행 다니시다가 한국문화유산연구센터 행사가 있으면 꼭 들려주십시오. 하며 내 휴대폰에 SNS 주소를 등록해 주었다. 우리도 여행을 하다가 이런 행사를 만나면 너무 좋아요. 하며 엄지 척해주고 돌아섰다.
그리고 영월군청 칭찬합시다. 코너에 글도 올렸다.
돈보다 더 좋은 것은 호응해 주고 그 가치를 알아주는 것이리라.
매표원의 말투에 서운하기는 했지만 진지하게 공연을 하고 꿈을 키워가는 젊은이들을 지원하고 싶은 마음은 진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