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물은 농부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 자란다 했는데 1주일 집을 비우는 사이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1. 없어졌다.
제일 관심사는 텃밭이지요. 그런데 양배추가 36 포기 중 20 포기가 남았어요. 흔적만 남은 10 포기가 현재 말라가고 있어요.배추벌레나 벼룩잎 벌레는 별로 없고요. 메뚜기는 있어요. 가물어서인지 비료를 많이 주어서인지 황당합니다. 밭고랑 만들 때 장수풍뎅이 애벌레인지 매미 애벌레인지 크고 흰 애벌레가 보였는데 이들의 짓인지 모르겠어요.
가슴을 쓸어내립니다.이제는 약을 안치고 벌레는 잡아야 할 것 같아요.
2. 없다
고구마가 잘 영글었는지 하나 뽑아보았어요.
올해는 유난히 순이 무성하게 잘 자랐어요. 땅 위의 것을 보고 풍성한 수확을 기대했는데 땅속에 자줏빛은 보이지 않아요. 땅속에는 하얀 뿌리만 조금 있을 뿐 고구마는 손가락만 한 덩이도 없어요.
이렇게 허무할 줄은 몰랐어요.
3. 피었다.
나팔꽃이 피었어요. 이제까지덩굴만 조금 자라더니 드디어 꽃을 달았네요.
아침에 꽃이 피었어요. 아주 매력적인 진보라색 3송이요. 그러다가 저녁에는 오므렸어요.풍성하지는 않지만. 앞으로 줄기를 무성하게 뻗어 많이 피었으면 좋겠어요.
4. 뿌렸다.
상추 쑥갓씨예요. 상추는 잘 자라고 우리가 잘 먹는 채소라 지금도 있지만 겨울에 먹으려고 또 뿌렸어요. 쑥갓은 쌈과 나물 요리재료로도 쓰지만 꽃이 예뻐요. 저는 쑥갓꽃을 참 좋아해요. 잘 자라면 좋겠어요.
5. 공짜다
이른 봄 죽순처럼 저절로 돋아나 주었던 둥굴레
봄에는 예쁜 꽃을 피웠는데 그 후 볼품이 없었어요.. 풀과 함께 베어버렸죠..
밭고랑을 만들다가 보니 둥굴레 뿌리가 나왔어요. 씻어 말려둡니다. 차로 끓여 마시면 좋겠지요.
6. 남았다.
빈 밭고랑 하나 남았어요.
올해는 마늘을 안 심기로 했어요. 토양살충제, 종근소독제, 퇴비등 준비해야 할 것도 많고 생육기간도 6개월로 너무 길어요. 사서 먹는 게 현명하겠죠?
상추씨는 남아 있으나 우리가 먹을 만큼은 충분히 뿌렸고 양배추가 없어진 곳에도 씨 뿌릴 공간은 있는데 양파를 심을까? 치커리, 아니면 박하나 허브를 옮겨 심을까? 생각이 많아집니다.
7. 이제야 드러낸다.
비바람에 설악초가 상해서 정리하니 국화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아직 꽃봉오리를 달지 않았지만 한 달 후면 우리 집을 환하게 만들어 줄거라 기대가 큽니다. 직접 꺾꽂이하고 텃밭 가장자리에 삥 둘러 심었습니다.
집 앞 밭에서 마늘 심는다고 축분 거름을 뿌린 때문인지 파리가 많이 생겼습니다. 올해 여름에는 파리가 없었는데 귀찮아졌어요. 파리도 주변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나 봐요.
논에 있던 벼들이 언제 없어졌는지 그 사이 없어지고 마늘이 심긴 곳들도 늘었네요.
가을은 오는듯하더니 벌써 성큼성큼 걸어가 버리네요. 우리 동네서 유자축제를 한다고 준비 중입니다. 올해는 유자가 많이 달리지는 않았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