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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희 Oct 23. 2024

순천만갈대밭 용산전망대

외국인이 그린 어반스케치

감기가 나아 몸이 새로운 기운을 느낀 날

집에서 가까운 순천만 갈대밭으로 갔습니다.


 언제나처럼 무진교를 건너 데크길을 걸었습니다. 

무진교는 김승옥작가의 무진기행에서 이름을 따온 것 같습니다.


화려하게 잘 자라지는 않았지만 조용하게 손을 흔들며 우리를 환영해 주는 것 같습니다.

조용히 갈대밭을 걷습니다.


순천만용산전망대로 가는 길

처음부터 럭셔리합니다. 출렁다리는 흔들림이 있어 재미있었습니다.


길도 얼마나 정비가 잘되어있는지  걷기도 보기도 좋습니다.

솔바람소리도 좋습니다.


용산전망대는 폐쇄되었지만 보조전망대는 설치되어 있는데 이곳에 풍덩 빠졌습니다.


외국인 여행자

경치에 반한 모습으로 그림을 그리고 있다. 어반스케치 - 여행을 하면서 그림을 그리는 모양이다.


 "Where  are you from "

"France "

"Urban Sketch?"

"Yes"

"Beautiful"

 "Thank  you"

눈이 선한 청년이다.

그림을 그리는 표정도 참 밝다.



용산보조전망대에서 보는 바다가 너무 좋다.


하얀 구름 한가로이 노는 하늘아래

옹기종기 둥근 바위봉우리  모여 있는

팔영산


멀리 점 같은 작은 섬

눈앞엔 길쭉한 초록

그사이는

반짝이는 은빛 윤슬이

바다 가득 쏟아진다.


어떻게 알았을까? 이곳을

키 크고 하얀 외국인

익숙한 손놀림

쏟아지는 은빛 윤슬

쪽빛바다

모두

어반스케치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둥글둥글  펼쳐진 하얀 모래

파도가 하얀 선을 그리며 둘러싸고 있다.


둥글게 둥글게 자란 갈대군락

그 너머

순천만의 화려한 미소 빨간 칠면초

순천만의 진객, 철새 떼가 까맣게 비행을 한다.


바다와 강이 만나 그린 부드러운 S자 곡선

30리 순천만 갈대길에 사각사각 바람이 분다.

물결이 인다


솔바람소리

갈바람소리


그림 속에 다 들어갔다.

그는 붓을 놓았다.

웃음이 가득하다.



나는 글로 풍경을 그리고 그는 그림으로 그린다.


드디어

"Finish "

하며 붓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그림을 보라고 손짓을 했다.

"Excellent , very  very  good "


어쩌다 말을 조금 한다.


I am go to 제주

Airplane?

 No by ship


그는 내일 여수에서 배를 타고 제주로 간단다.

여수. 제주


그림 찍어도 되냐 하니

역광이라며

그림을 들고 돌아서 준다.

그리고 사진 확인하고 엄지 척


그림도 아름답고

자연도 아름답고

사람도 아름답다.


좋다. 참 좋다

용산전망대에서 보는 하얀 바다가 ,

하늘이, 둥근 갈대군락이,  외국인청년의 그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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