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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도전- 베를린 스카프까지

무모한 도전

by 성희

아이고 허리야

눈이 감기고 몸이 찌뿌둥합니다.

어제 아침부터 그리고 새벽 4시까지 베를린 스카프 뜨다가 지쳤습니다. 부산집에 머무는 동안 완성 하려고 했는데 역부족입니다. 고흥에 가져가서 쉬엄쉬엄 완성하렵니다.


저는 고흥에 있을 때는 남편이 집안일을 하기 때문에 하모니카를 불거나 텃밭일을 하면서 하루를 고냅니다. 브런치스토리도 열심히 읽고 블로그나 밴드도 관리하지요.

부산집에 오면 달라집니다. 직장일에 지친 딸을 대신해 밥도 하고 빨래도 하고 청소도 해줍니다.

딸은 나를 닮아 직장에서 일은 하면 워커홀릭인 것 같습니다. 집에 돌아오면 파김치가 다됩니다. 저가 그런 과정을 겪었기에 그 심정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래서 나는 이곳에서는 진짜 전업주부가 됩니다. 딸이 편히 생활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그 보람이 한 번씩은 좋은 엄마가 된듯해 뿌듯합니다.


이번에는 가구 하얀색으로 리폼까지 했습니다.

결과는 대만족! 벽지도 가구도 흰색이니 집이 환합니다. 하는 일마다 척척 해낼 수 있는 만능맨이 된 것 같아 기분이 매우 좋았답니다.

그러던 폭주 했습니다. 가구 리폼하고 나니 방문 페인트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붙었습니다. 칠했습니다. 문틀에 페인트가 벗겨져 보기가 좋지 않습니다. 자세히 보니 방문도 칠해야 되겠습니다.

우리가 산지 20년이 되는 구축아파트입니다. 도배장판과 싱크대 공사 하는 외에는 리모델링한 적이 없습니다. 리모델링공사를 하지니 비용이 많이 들어 올해, 내년 하며 미루고 있었습니다.

올봄에 도배는 했고 페인트 칠은 자신이 붙었고 그래 칠 해보자 생각하고 쿠팡에서 1l짜리 페인트 4통을 샀습니다. 비용은 5만 원이 조금 안 듭니다. 나머지 부자재는 가구 리폼할 때 산 것을 사용합니다.


문은 큰방, 작은방, 문간방. 목욕탕, 베란다문 5개이다. 3번씩 도색을 마치고 스테인으로 마감합니다. 2일에 걸쳐 칠했습니다. 완성이다 생각했는데 안방에 들어가 보니 숨겨진 문이 있군요. 안방화장실문입니다. 다시 3번 도색합니다. 이제는 끝났다 싶었습니다.

페인트가 마르는 시간에는 코바늘 뜨기로 차박차 유리 커튼을 뜹니다. 쉬는 시간에는 뜨개질, 페인트가 마르면 페인트칠, 홀로 다해냅니다.

페인트는 좀 남아 있었지만 작업이 끝나서 도구들도 다 씻었는데 허리가 아파옵니다. 심한 정도는 아니고요. 노동에 따른 피로감 정도입니다.

그런데 작은방에 문이 하나 더 있었습니다. 붙박이장의 문입니다.

7개의 방문과 4개의 가구 할 수 있는 것 모두를 칠했습니다. 조금은 힘들었어요. 그러나 페인트가 좋아 뭉치지 않았고 넓은 면을 로울러로 바르니 고르게 칠이 되었습니다. 전문가의 솜씨에 비하면 이프로 부족합니다만 만족합니다.

그래서 거의 일주일 동안 브런치스토리에 들어와 보지도 못했습니다.


페인트가 마르는 동안 쉬면서 중간중간 뜨던 커튼도 완성되었습니다. 일사불란하지 않은 인간적인 뜨개질입니다. 단 하나뿐인 차박 커튼입니다. 이것을 달고 안쪽으로는 간단한 것을 걸고요. 바깥쪽에는 모자나 미니 가방을 걸 수 있도록 해 볼 예정입니다. 어울린다면 하나 더 만들어야 합니다. 머리 쓰는 것보다 손을 움직이는 것이 더 재미있어 쉬지 않고 뜹니다.


퇴근한

딸이 보고 있더니

"예쁘다. 엄마 잘하네. 베를린스키프 할 수 있어?"

"베를린 스카프가 뭐냐?"

유튜브를 보라고 합니다. 무한 겉 뜨기만 한다는군요. 저는 대바늘 뜨기는 기초는 알지만 작품은 하나도 만들어보지 않은 초보입니다.

"할 수는 있겠다."

깊이 생각할 겨를도 없이 딸이 실 두 타래를 주문합니다.

와우! 한 타래에 17000원


어쩌다 또 도전!


그런데 이건 통 뜨기를 해야 되는군요. 통 뜨기를 하다 풀고 또 하다 풀고......

통으로 둥글게 뜨는 것이 무척 어렵군요.


베를린 스카프 유튜브. 다시 보고

통으로 뜨면서 통 뜨기 설명이 없군요.


검색을 하다가 통 뜨기로 대바늘 뜨기가 있어 따라 해 봅니다.


통 뜨기 3번 연습해 보고 시작합니다.

서툴러서 진도가 잘 안나 가요. 스카프로 이틀 하면 될 줄 알았는데 하루 꼬박도 1/3도 못했어요. 새벽 4시에 잠들어서 낮잠 자고 오늘 저녁 모임 참석해야 하니 오늘은 쉬어야겠어요. 다 뜨고 프린지도 만들어야 하니 고흥에 가서 일주일쯤 매달려 안 할 것 같네요.

그러나 완성은 하겠죠. 다른 분들에게는 간단한 일일 수 있는 대바늘로 베를린스카프 뜨는 것은 나에게 또 다른 도전입니다.


한 템포 늦추려고 결심한 순간 마음의 여유가 생기네요. 브런치스토리에 글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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