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 후 44년
4월 28,29일, 카톡과 밴드로 개교 100주년 동문회를 한다고 친구들의 연락이 왔다. 진주, 부산, 서울, 창원 지역별로 모인다. 나는 부산에서 살았기에 부산 소속이다. 하지만 현재 고흥에서 살고 있고 교통편 등 여러 가지가 여의치 않았고 귀촌하면서 경조사와 관련하여 동문회모임 등은 정리한 상태다. 경조사문제도 부담이 적고 날짜가 미리 정해져 있는 부산 모임에는 시간이 되면 참석한다.
총동문회 날짜가 가까워지자 진주에 사는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평소 만나기 힘드니 거기서라도 얼굴 한번 보자고 한다. 가고 싶어진다.
특별한 일정이 있는 것이 아니라서 남편에게 말을 했더니 나를 태워다 주고 자기가
그 근처에서 혼자. 차박을 하겠다고 참석하라고 한다. 미리 신청을 하지 않았는데 갑자기 참여하게 되었다.
진주여고 총동문회는 3년마다 한 번씩 열린다. 1박 2일의 행사인데 1일 차는 진주문화예술회관에서 공연과 함께 식을 진행한다. 2일 차는 진주여고 운동장에서 체육행사를 한다. 숙박은 진주에 있는 친구들이 마련해 두었다.
우리 학교는 1925년에 개교했으니 올해가 100주년이다. 일신여고라는 이름으로 개교해 행사이름도 일신동문회이다. 52회 졸업생인 우리가 다닐 때 600명의 학생이 졸업했으니 그동안 배출한 졸업생들의 수도 엄청날 것이다. 전국 각지부에서 대절한 버스들을 보니 모교 강당에서 행사를 감당하기 어려워 진주문화예술회관에서 1일 차 행사를 하는 것 같다.
동문 100인의 전시회도 있었는데 우리 동기의 그림도 3점이 출품되었다.
여러 분야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 유명한 친구들이 많은데 화가로 활동하는 친구도 있다. 그림을 읽는 게 취미라는 친구도 있다. 도슨트처럼 우리 밴드나 카톡에서 유명 그림들을 읽어 준다. 우리도 그림을 보는데 눈을 뜨게 해주는 친구다. 그림에 빨려 들어갈 듯 그림에 심취하여 보는 친구의 그림을 본다.
화가인 친구가 직접 설명도 해준다. 그림의 분위기, 채색에 관하여 이야기한다. 그림에서 튀어나올 듯 물감이 아니라 비단 저고리를 입은 것 같다. 짙은 검은색 배경에 가느다란 선은 금분을 칠했다한다.
전시회보고 나니 친구들이 모이기 시작한다. '꽃처럼 활짝 피어나라 그대' 슬로건이 참 좋다. 19살 풋풋한 나이에 졸업하여 44년이 지난 오늘
모두들 예쁘게 익어가고 있는 친구들이 멋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