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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의 환희!-채소도 예쁜 꽃이 핀다.

텃밭일기

by 성희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날

대덕산으로 떠났습니다. 텃밭에 심어 놓은 모종에 물을 주지 않아도 되니 안심입니다. 아마 3박은 할 것 같습니다.



부산 살 때부터 철쭉이 필 때 1년에 한 번쯤은 꼭 오르던 전남 보성의 철쭉명산 3곳 중 2곳 다녀왔습니다. 제암산과 초암산입니다. 집에서 1시간 밖에 걸리지 않아 참 좋습니다. 아직 일림산이 남았지만 올해는 포기합니다. 한 달 한번 흐른 여행기를 쓰기 위해 강원도 태백의 대덕산으로 왔습니다.


집을 떠나기 전 첫 쑥갓꽃이 피었습니다. 봉우리에서 갓 피어난 어린 꽃입니다. 여행을 마치면 성숙한 모습으로 변해있겠네요. 아마 수십 송이는 피어 무리를 이루고 있겠지요.


둥굴레도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그리고 작약도 피었습니다. 밤이 되면 오므리고 낮이면 활짝 핍니다. 한송이는 핀지 3일은 된 것 같습니다. 오래 피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심지도 않은 상추가 자라고 있습니다. 청상추와 적상추만 심었는데 로메인 상추가 자랍니다.

작년에 꽃이 피더니 씨앗이 떨어진 것이 지금 싹이 난 것 같습니다. 설악초, 들깨도 이곳저곳에서 자랍니다. 돌나물, 국화, 파슬리, 박하, 애플민트, 낮달맞이꽃도 잘 자랍니다. 파슬리도 키가 어마어마하게 자랐고 꽃봉오리들은 수만 개 달았는데 아직 꽃은 피지 않았습니다. 꽃은 씨앗으로 떨어져 텃밭을 풍성하게 해 줍니다.


그리고 잎이 다 떨어져 버려 앙상하게 보이던 유자나무도 새잎이 자라납니다. 곧 꽃도 필 것입니다.


아직 배추흰나비가 날아오지 않아 양배추도 안심하고 기릅니다. 새로 심은 고추는 아직 추워서 그런지 자라지는 않습니다. 지난주까지 있었던 꽃은 지고 지금 있는 것은 새로 심은 모종입니다.


여행을 하지 않을 때는 텃밭을 보는 재미로 삽니다.

채소들이 꽃으로 변하는 순간도 환희를 느낍니다.

올해가 처음이군요. 싹 난 마늘을 심은 것도 꽃을 피워 봐야겠습니다. 아직 작고 가늘지만 한 달쯤 후면 꽃이 필 겁니다.


파도 부추도 마늘도 모두 꽃이 핍니다.

배추도 무도 양배추도 꽃이 핍니다.

파슬리도 바질도 로즈메리도 꽃이 핍니다.


거의 모든 채소들이 꽃을 피우지만 뿌리에 영양이 가게 하려고 따버렸는데 올해는 모두 꽃을 보려 합니다.


여행 후 변해 있을 텃밭을 그려봅니다. 집에서 여행지만 생각했는데 여행지에서 텃밭을 그려보는 일도 하는군요. 이번이 처음입니다.


사진은 다 찍지 않았는데 집으로 가서 보충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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