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들이여, 해외여행은 부부끼리
비에이시, 우리가 머물 때 그곳은 땅의 열기가 가득했다. 3시 50분쯤인가? 떠오르는 태양은 8시면 사정없이 땅 으니에 내리 꽂힌다.
비에이시는 내가 살고 있는 고흥보다 일출시간이 1시간 20분 정도 빠르다. 동경 135도의 표준시 우리나라도 일본과 같은 시간을 사용하기에 8시면 9시 20분 정도로 생각해야 하지만 8시인데 벌써 해가 중천에 떴네.라는 생각이 든다.
뜨거워진 기온, 그늘이 없는 아스팔트 차박지 미치노에키는 더 이상 머물 수 없는 곳이 된다.
우리는 관광에 나선다.
비에이에 시는 라벤더로 유명한 후라노도 있고 사계채의 언덕, 청의 호수, 패치워크로드 등 많은 관광지가 있다.
여기서 많은 한국인들을 보았다. 관광버스에서 내린 분들은 친구들과도 같이 왔고 연인도 있었고 부모와 같이 온 사람도 있었다. 우리나라에서처럼 여기는 2시간, 또는 30분간 하며 시간제한을 두었고 그 시간에 사진 스폿을 찾아내어 멋진 포즈로 사진 찍기에 바빴다. 우리말을 듣고 말을 걸어봤지만 시큰등하게 대답하며 하던 일을 하기에 바빴다. 좋은 곳 데려다주고 사진도 찍어주고 맛있는 것도 먹여주니 가이드 말을 잘 따랐다. 엄마와 딸도 대등한 관계였다.
패치워크로드는 여러 가지 종류의 농작물들 끝없이 넓은 들판에서 지나고 있는데 노랑, 초록, 흰색 등의 색이 조화를 이룬다. 이 광활한 들판을 배경으로 광고를 많이 찍었다고 한다. 나무에 스토리텔링이 입혀진 것이다. 패치로드ㄷ워크를 드라이브할 때는 광고에 나온 나무에 가서 사진을 찍고 간다. 우리는 3일째 패치로드워크에 갔다.
삿포르나 아사히사카의 넘버를 탄 차들이 주차를 하면 80%는 우리나라 사람들이다. 자유여행을 와서인지 대화를 나눌 수 있다.
부모님과 아들과 넷이 여행을 온 가족이 있었다. 부모님은 얼굴에 만족감이 가득하다. 작은 아이도 마찬가지다. 딸은 부모님이 좋아하시는 것에 기쁨은 느끼는 것 같다. 하지만 낯선 땅에서 차선을 거꾸로 달리는 운전, 숙소 잡기나 식당 찾아가기를 혼자서 해야 한다. 정신이 하나도 없다고 한다.
친정 부모가 아닌 시부모를 모시고 왔다면 이 여행이 끝나면 앓아누울 듯하다. 가이드보다 챙길 것이 더 많은 딸이 가엾다.
부모님을 모시고 여행 다닐 기회가 있을 때 다닌다는 아들도 있었다. 세계여행에 익숙한 듯 여유가 있었다. 부모님도 젊은데 기회가 줄어들 거라는 말을 하는 것을 보니 곧 장가를 갈 듯하다. 어머니는 아들 덕분에 세계곳곳을 여행했다며 자랑을 한다. 얼굴에는 만족감이 가득하다. 여행을 온 것과 아들을 잘 키웠다는 자부심 같다. 아들은 결혼 전에 효도를 다할 생각인데 부모도 그렇게 생각할지,.......
차 두대로 다니는 대 가족도 있다. 부모는 정자에 두고 자식들은 폭포까지 다녀온다. 자식을 기다리면서 부부끼리 이야기하며 시간을 보내지만 부모들의 얼굴은 만족한 듯 보인다. 잘 키운 자식들이 효도 관광 시켜준다고 자랑을 하신다.
그러나 부모세대와 자식세대는 하고 싶은 것도 먹고 싶은 것도 보고 싶은 것도 다를 것이다.
패키지 관광 정도는 서로 대등하다고 보면 자유여행에서 운전기사와 가이드역할을 겸해야 하는 자식들은 너무 피로할 것 같다. 그들은 여행이 아니라 고된 노동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이런 여행은 계속될 수는 없을 것이다. 평생 한 두 번~~~
자식에게 의지 안 해도 스스로 다닐 수 있는 분들이 이었는데 두려움에 딸을 가이드로 삼은 것 같다.. 70대 이하의 부모들, 해외 자유여행을 스스로 해보는 것이 어떨까?
처음 용기만 있으면 노부부도 할 수 있고
더 의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자식과 시간을 맞추지 않아도 되고 만약 자식과 같이 갈때도 의지하지 않고 주도적인 여행을 할 수 있을 것이다.